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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윤 중앙제지회장(중진 중소기업인에 듣는다)
입력1997-01-10 00:00:00
수정
1997.01.10 00:00:00
정구형 기자
◎“업종별 단위조합부터 살려야”/중기활성화 조직적 대응때 가능/재정지원 등 「조합살리기」 방안 모색을중소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공업과 중화학공업 모두 생산활동이 위축되고 판매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는등 전업종에 걸쳐 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WTO(세계무역기구)체제의 출범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등에 따른 시장개방으로 중소기업은 그 어느때 보다도 경영입지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에따라 본보는 중소기업 불황 타개책과 함께 중소기업운동의 근간이 되는 중기협동조합이 가야할 방향등을 중소기업 중진인사로 부터 직접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우리 중소기업이 근원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제품개발, 품질향상, 기술혁신, 경영혁신등 다양한 자기혁신을 추구해야 하며, 이같은 자기혁신의 추진을 위해서는 업종별 단위조합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전제돼야 합니다』
유희윤 중앙제지회장(66·기협중앙회 부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이 처해있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균형적이며 질적인 성장 추구, 그리고 업종별 단위조합 활성화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회장의 이같은 상황인식은 우선 정부의 산업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편중돼 있어 중소기업 소외가 지속되고 있고, 스스로 자생력 제고를 시도하려 해도 현재 단위조합의 위상이 현격히 약화돼 조직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유회장은『우리 경제는 현재 교역규모로는 세계 10위권에 올라섰고 국민소득도 1만달러에 달하는등 외형상 급속한 성장을 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제품이나 브랜드가 전무할 정도로 취약점을 동반하고 있다』면서『이는 산업기반조성 초기부터 중소기업보다는 반도체와 자동차등 몇개 품목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을 전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회장은 이어『이처럼 편중된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으로 인해 반도체등 몇개 품목의 수출환경이 악화되면 나라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초래됐다』면서『균형있고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 ,그중에서도 일차적으로 단위조합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도 급선무』라고 밝혔다.
유회장이 이처럼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의 한 방편으로 단위조합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바로 단위조합이 해당 업종의 이익대변과 함께 공동기술및 브랜드 개발등 중소기업 활성화를 최일선에서 이끌어 가는 기초단위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유회장은『스위스의 등산용 칼과 시계산업, 독일의 산업설비및 부품산업, 이탈리아의 섬유산업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중소기업형 제품』이라면서『이같이 중소기업형 제품이 세계 일류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개별업체들의 노력과 함께 해당 업종관계자들(단위조합)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 강화에 조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의 각 단위조합들은 그동안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데다 최근에는 단체수의계약 축소정책으로 인해 조합 유지에도 힘겨운 상황이 됐다. 여기에 각 단위조합의 연합체인 기협중앙회 차원에서의 지도및 지원도 미미해 전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회장은『현재 대부분의 단위조합은 단체수의계약 축소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따라 자기혁신등 자생력 제고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면서『정부는 각 단위조합이 자생력 확보와 함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회장은 특히『기협중앙회도 자체의 홀로서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각 단위조합의 발전적 위상확립을 위해 수익성 제고 및 재정지원 방안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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