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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뮤지컬 기지개 켠다

국내시장 빠른성장 힘입어 창작열기 후끈<br>이달 '명성황후' '행진!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잇따라 무대올라<br>'왕의 남자' '황진이' 등도 뮤지컬로 제막 하반기 선보여

명성황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뮤지컬 시장이 황금기를 맞으면서 국내 토종 뮤지컬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뮤지컬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명성황후’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3월 들어 잇따라 무대에 올려진다. 또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대형 작품 수입에만 치중했던 국내 뮤지컬 업계 풍토 속에서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가 뮤지컬로 제작되는 등 토종 뮤지컬 창작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간판 토종 뮤지컬 잇따라 무대에=‘명성황후’,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제목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국내 뮤지컬의 간판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대형 뮤지컬 틈새에서 토종 뮤지컬의 힘을 보여준 작품들. 이들의 경쟁 상대는 외국 뮤지컬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이다. 부쩍 성장한 국산 뮤지컬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 95년 세상에 빛을 본 명성황후는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겼다. 지금까지 공연 횟수는 660회. 뉴욕, 런던, 토론토 등 해외 공연 관객까지 합하면 88만명이 명성황후를 봤다. 올해는 중국에도 진출한다. 11~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시작으로 5월 11~16일에는 중국 베이징, 5월 25일~6월 4일 상하이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명성황후’‘난타’‘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국내 대형 창작뮤지컬의 계보를 잇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4월 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골격으로 70~80년대 대중가요를 끌어와 중장년 세대의 추억을 자극한다. 2004년에 첫 무대는 소극장 뮤지컬에 가까웠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을 거듭하며 간판 토종 뮤지컬 대열에 올라섰다. 올해는 탤런트 안정훈과 개그맨 이휘재와 가수 이재영, 춘자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국산 뮤지컬 창작 열기 ‘후끈’=뮤지컬 시장이 성장하면서 창작 뮤지컬 열기 또한 뜨겁다. 한국 영화사 금자탑을 쌓아올린 ‘왕의 남자’가 뮤지컬로 만들어지고 영화와 오페라의 단골 소재였던 ‘황진이’ 또한 새롭게 뮤지컬로 탄생한다. 뮤지컬 ‘이(爾)’는 왕의 남자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 서울예술단이 영화 ‘왕의 남자’로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을 뮤지컬 장르로 새롭게 제작해 올 10월 무대에 올린다. 서울예술단은 장생, 공길 등 전 배역을 현재 공개 오디션으로 모집하고 있다. 창극ㆍ연극ㆍ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무대에 올려졌던 ‘황진이’도 뮤지컬 무대에 선다. 제작사 스탠딩컴퍼니는 3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황진이를 제작해 올 11월25일부터 12월20일까지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하드락 카페’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을 연출한 이원종 씨가 연출을, ‘청연’ ‘인디안 썸머’ 등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독일인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작곡을 맡는다. ◇국내 뮤지컬 시장 성장 힘입어 토종 뮤지컬 ‘꿈틀’=한때 국내 공연 시장에서 찬밥 신세였던 토종 뮤지컬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괄목상대한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 덕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신(新)감성상품, 뮤지컬산업이 뜬다’ 보고서에서 2~3년내 국내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현재의 3배 수준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뮤지컬 시장은 전년 대비 38%나 성장해 약 1,000억원에 달했다”며 “2004년 740편 수준이던 연간 공연 뮤지컬 수가 지난해 1,000편을 돌파했고 총 공연산업 매출 가운데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었다”고 밝혔다. 최근 다른 공연산업이 정체 상태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예술 영역으로 인식됐던 뮤지컬의 경우 점차 유망한 대중문화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가 2008년께는 3,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CJ엔터테인먼트, 사이더스 등 거대 영화제작사가 속속 뮤지컬 시장에 뛰어들면서 뮤지컬 시장 저력이 탄탄해진 것도 뮤지컬 창작 붐을 부추기고 있다. 아직은 이들 대형 업체들이 국내 창작 뮤지컬 제작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지만 향후 창작 뮤지컬 활성화에 든든한 지원 사격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석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부장은 “국내 뮤지컬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제작 지원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내 창작 뮤지컬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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