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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수료생들, 진로선택 다양해져
입력2002-02-06 00:00:00
수정
2002.02.06 00:00:00
공공기관 증권사 벤처기업 진출등 활발사법 연수원 수료생들의 직업 선택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 후 법원ㆍ검찰이나 로펌으로 정형화된 진로를 정하던 것은 이젠 옛말이다. 연수원 수료 후 회사원의 길을 선택하는 법조인들이 늘고 있다.
이는 사법시험 합격자수가 크게 증가한데다, 기업들의 사업영역이 확대 되면서 법률전문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을 원하는 기업들은 증권사를 비롯해 벤처기업까지 각양각색이다.
LG투자증권은 지난달 사법연수원을 찾아 취업 설명회를 가진 후 16명의 지원을 받아 2명을 선발했다. 경쟁률은 무려 8대1. 사법고시 합격자가 일반기업 취업에선 낙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반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사법시험 합격자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아직까지 사시 합격자들이 연수원 수료 후 취업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200~300명 선에 그쳤던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이 최근 두배 이상 증가하자, 매년 연수원 수료생들을 뽑았던 공공기관에선 선발인원을 증원하고 있으며 일반기업에서도 사법시험 합격자를 환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22일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연수원 31기 중 5명을 공채를 통해 선발했다.
그 동안 금융감독원 직원 중 변호사가 4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변호사수를 100%이상 늘린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입 변호사들은 소비자보호센터ㆍ법무실ㆍ조사국ㆍ회계감리국 등에 오는 7일자로 인사발령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변호사 출신을 법무실 위주로 인사 발령했던 관행도 변화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법조 경력이 전무한 사법연수원 수료생을 2명 선발한 LG투자증권도 신입 변호사들을 법무실과 기업금융팀에 각각 배치했다.
증권사의 기업금융팀은 기업에 대한 투자와 회사채 발행 등이 주요 업무. LG투자증권은 기업금융팀에 법률 전문가를 고용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엔지니어 출신 위주의 벤처기업들도 변호사 모시기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사법연수원 수료 후 벤처기업인으로 변신을 준비하는 법조인도 나타나고 있다.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수원을 수료한 30기의 경우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한 수료생은 전체 678명 중 67명에 달한다.
또 올해는 연수원 수료생이 712명으로 증가해 판ㆍ검사나 변호사의 길을 버리고 제4의길(?)을 선택한 법조인들이 지난해보다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헌법재판소는 매년 3~4명, 각 부처별로 1~2명 내외의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을 선발하고 있어 법원ㆍ검찰이나 변호사 개업 등 단조롭던 사법연수원생들의 진로가 다양해 지고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매년 사법고시 합격자수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어차피 연수원 수료 후 판ㆍ검사나 변호사로 진로를 선택하는 인원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사회 곳곳에 법률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 입장에선 사소한 법률 분쟁에 따른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이게돼 궁극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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