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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부담 年 8억弗 이상 늘어

■ 리보 금리조작 가능성에 0.1%P 급등<br>BBA 조사 착수하자 일제히 왜곡된 금리 시정<br>전세계 기업 대출이자비용 연간 180억弗 증가<br>FRB 금리인하 상쇄·美부동산 회복세에 찬물



영국 금융가의 자존심인 리보(LIBORㆍ런던은행 간 금리)의 신뢰성 회복이 추진되는 가운데 리보가 급등하자 그 불똥이 한국 금융기관에 튀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 금융기관의 대외채무는 지난 2001년 551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2,180억3,000만달러로 4배가량 급증했고 그 대부분이 달러 표시 리보를 변동금리 조건으로 하고 있다. 해외금융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리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이후 0.4%포인트 정도 하향 왜곡됐기 때문에 이 정도 금리가 조정되면 우리 금융기관은 연간 8억7,214만달러의 금리를 더 물게 된다. 리보가 지난주 말 이틀 사이에 달러 표시 기준으로 무려 0.17%포인트(3개월 만기 기준) 급등한 것은 영국은행협회(BBA)가 리보 산정에 자료를 제공하는 회원 은행에 대해 금리 조작 여부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기 은행에 대한 신용 하락을 우려해 조금씩 금리를 낮춰 보고했던 은행들이 화들짝 놀라 정상적으로 금리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리보가 급등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캐나다 로열은행,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은 이틀 사이에 금리를 0.2%포인트 올려 불렀고 대다수 은행들은 0.13~0.19%포인트 정도 금리를 상향 보고했다. 유독 미국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만 0.07%포인트로 상대적으로 낮은 폭으로 금리를 올려 불렀다. 이들 보고를 토대로 책정되는 리보는 금융시장의 이상기류가 보이지 않는데도 급등한 것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금리를 올려 보고하게 된 것은 BBA 조사에서 거짓으로 금리를 보고하거나 조작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회원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BBA 회원자격이 박탈될 경우 은행들의 위상이 추락하기 때문에 구미 각국의 은행들이 그동안 낮춰 잡았던 금리를 제대로 보고하면서 최근 리보가 급등했다는 해석이다. 리보 상승은 전세계 차입자들의 금리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가운데 9조달러가 리보를 기준으로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미국 모기지 대출의 9,000억달러가 리보를 기준으로 한다. 최근 이틀간의 금리 상승으로 세계적으로 기업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은 무려 180억달러 더 늘어나게 됐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금리인하 덕분에 리보는 그동안 큰 폭으로 하락해 3% 이하로 떨어져 미국 등 각국 채무자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줬는데 금리 왜곡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0.4~0.5%포인트의 금리가 올라갈 경우 오는 5월1일 FRB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더라도 그 효과를 반감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부동산 대출자금은 거의 리보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 금리의 기준이 되는 6개월 만기 리보는 최근 이틀 사이에 0.33% 올라 기준물인 3개월물 상승폭을 크게 상회했다. 미국 애틀란타 지역의 부동산 개발업체 라드코의 피터 피츠제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보가 3%를 넘어 4%선에 다가서면 글로벌 경제에 재앙에 가까운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최근의 금리 급등은 HSBCㆍ바클레이스ㆍ도이체방크ㆍ씨티그룹ㆍJP모건 등 글로벌 은행들이 금리를 조작 보고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신뢰를 원점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션 말로니 노무라그룹 전략가는 “(리보 급등) 분위기를 지속시킬 만한 동기가 많이 있다”면서 “은행들 간 신뢰 상실은 서로에 대한 대출을 꺼리게 만들고 있으며 시장은 여전히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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