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김성수총장, 판공비 한푼도 안써

최근 모 대학 총장이 식비와 선물비 등으로 판공비를 과다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취임 이후 판공비를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은 대학총장이 있어 화제다.주인공은 성공회대 김성수 총장(71).

김 총장은 지난 2000년 7월 취임 이후 학교측이 책정한 연간 판공비 2,000여만원을 학교운영비로 사용하라며 고스란히 반납했다.

김 총장은 매년 판공비를 반납한 뒤 손님접대비나 식비, 총장주재 행사비 등 다른 대학총장들이 판공비에서 지출하는 각종 경비를 모두 월급 등 개인적인 돈으로 충당해 왔다.

김 총장은 "판공비는 학생들이 어렵게 마련한 등록금에서 나온 돈인데 어찌 총장 맘대로 식비나 선물비용 등에 쓸 수 있겠느냐"며 "학교경비로 돌려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개인 돈으로 판공비를 대신하다 보니 돈이 부족, 김 총장은 한 때 거래은행으로부터 신용카드 사용을 중지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김 총장이 학생들을 초대, 식사와 술자리ㆍ연극관람 등을 자주하며 모든 경비를 신용카드로 지출했기 때문이다. 결재통장 잔고가 부족한지도 모른 채 김 총장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계속 사용하다 하마터면 '신용불량자'로 분류될뻔 했다.

김 총장은 간신히 돈을 마련, 잔고를 채운 다음에야 카드사용 정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대학 김건표(25ㆍ중문과)씨는 "총장님이 판공비를 사용하시지 않고 경비로 개인 돈을 쓰신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며 "미리 알았다면 총장님과 식사할 때 좀더 싼 음식을 시킬 것 그랬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