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덕소의 한 아파트 단지. 여느 맞벌이 주부와 달리 김영자(35)씨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출근전쟁은 옛 말이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전동커튼이 작동되면 비발디의 사계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홈넷 서버로 거실과 주방의 조명은 물론 가스 오븐 레인지에서는 요리가 완성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홈넷 서버로 엘리베이터를 콜 해 놓으며 인근 도로에 설치된 CCTV로 교통상황을 모니터링 한다. #방배동의 서영희(38)씨. 나른한 오후 사무실에서 남편의 전화를 받고 홈넷 사이트로 들어간다. 상의도 없이 집들이 일정을 잡은 남편이 얄밉지만 문제 없다. 아침에 못하고 나온 설거지를 식기세척기에 맡기고 로봇 청소기를 돌려 집안을 청소 한다. 홈넷 사이트에서 냉장고의 음식물을 확인하고 메뉴를 정한다. 퇴근길 마트에 들려 부족한 재료들을 쇼핑하고 미리 휴대폰으로 에어컨을 틀어 집안을 시원하게 해 놓는다. 영화에서나 보던 홈네트워크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TV, 세탁기, 냉장고, 오븐 등 가정용 디지털 가전제품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 온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홈네트워크 시장규모는 3조7,8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 업체들의 시장 공략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홈네트워크 솔루션인 ‘LG홈넷’을 신축 아파트 단지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 제품들과 연계한 홈네트워크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LG홈넷은 자체 개발한 통신 프로토콜인 LnCP(Living network Control Protocol)를 적용한 가전제품을 네트워킹하는 시스템으로 홈넷 서버, 냉장고, TV 등으로 집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뿐만 아니라 휴대폰이나 PC로도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LG전자는 올들어 홈네트워크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신축 대규모 단지 21개 아파트에 약 10,500세대에 홈넷을 설치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광주 삼라 마이다스 아파트는 지방 아파트의 분양 미달 등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90%이상의 높은 분양율을 기록했다”며 “삼라 마이다스의 성공이후 전남지역 3~4개 건설사 1,500여 세대에 추가로 LG홈넷 시스템 공급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심천 지역에 1,305세대에 홈넷을 공급한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홈네트워크에서 한단계 진보한 인텔리전트 빌딩 시스템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건물 전체에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집 밖에서도 실내 온도나 습도는 물론, 다양한 가전기기들까지 전화 한통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선호하는 온도, 습도, 음식, 냉장고 온도 등을 홈네트워크시스템이 기억해 그대로 유지해 줌으로써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장창덕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장 부사장은 “최근 서초동 삼성 신사옥의 인텔리전트 빌딩 시스템을 600억에 수주했다”며 “삼성 신사옥을 세계 최고 수준의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구축해 일반 가정은 물론, B2B 홈네트워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