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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방만경영/이학인 기자·사회부(기자의 눈)

14일 수협중앙회 국회 국정감사장·농림해양수산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수협백화점과 직매장의 누적적자에 대한 대책을 따져 물었다. 박종식 수협중앙회장은 『적자가 누적된 수협직매장을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선선히 답변했다. 일견 당연한 답변이다. 올들어 8월까지 1억원 이상 적자를 본 점포만도 4곳.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점포를 억지로 붙잡고 있을 이유는 없다.그러나 수협이 점포개점이전에 충분한 사전검토를 거쳤는지 또 적자개선 노력이 얼마나 진지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수협은 지난 95년 수산물의 유통단계를 축소해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수산물을 공급하고 어민들의 소득을 제고한다는 「아주 좋은」 취지로 직매장 사업을 시작했다. 점포수도 현재 전국적으로 33개로 늘어났다. 수협직매장 한 곳을 개장하는 데는 임대료와 인테리어비 등을 포함, 15억원정도 소요된다. 이렇게 큰 돈을 들여 개점한 직매장은 상오 9시30분에 개점해서 하오 8시에 문을 닫는다. 공휴일과 일요일은 휴무. 이밖에 매장진열이나 상품구색이 백화점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24시간영업을 마다않는게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이 몰리는 공휴일에 휴무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일이다. 일반유통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하는 수협직매장이 이같은 안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 적자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수협은 33만 어민들에 의해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적자를 보고 있는 수협직매장을 다른곳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어민들과 수협고객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수십억원의 돈이 들어가게된다. 당초 어민들과 소비자를 위한다는 취지는 어디로 갔는 지 알 수 없는 발상이다. 방만한 경영자세를 탈피하지 않는 한 내년국감에서도 적자보는 점포를 폐쇄하겠다는 당연치 않은 답변이 당연하게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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