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모래 팔아가 돈 억수로 마이 벌어주께” 경상도 의령군 벽촌에서 태어난 촌놈 진대재는 어릴 적 밤낮으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가여웠는지 흔하디 흔한 모래를 팔아 돈을 벌겠다고 다짐했다. 40여년이 지난 89년, 세계 최초로 16M D램을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그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켰다. 반도체의 주원료인 실리콘이 모래의 일종이니 어릴 적 모래로 돈을 벌겠다며 무심코 내뱉은 말이 그의 운명이 돼버린 셈이다. ‘IT 카우보이’ 진대제가 가난한 시골소년에서 디지털 신세계를 누비는 경영자로 성공하기까지 겪은 과정을 덤덤하게 풀어놨다. 그의 성공법칙은 내부의 열정을 밖으로 키우라는 것. 그는 유복한 집안의 아이들이 많았던 경기고등학교에서 기죽지 않고 공부하며 승부욕을 길렀다. 책은 가난했던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스스로 터득한 공부방법부터 시작해 미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딴 후 IBM에 입사하고 최고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반도체 후진국이었던 조국으로 돌아와 반복된 실패를 딛고 독자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 반도체 신화에 이르기까지 성공과 실패의 순간 순간을 포착해간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는 지난 일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누군가가 나에게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내가 했던 일을 다시 하겠노라고 자신 있게 말하겠다”고 IT경영자로서의 믿음을 확인했다. 책 마지막 부분에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합니까?’‘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 그가 학교와 모임에서 한 강연 중 받은 청중들의 질문과 그의 대답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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