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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천야오예의 깊은 수읽기

제7보(124~152)


원래 좌하귀는 흑이 토치카처럼 단단하게 지켜두었던 지대였다. 그런데 그곳에 쳐들어간 백의 게릴라가 실속을 철저히 접수해 버렸다. 백이 그곳에서 장만한 실리가 무려 7집. 그런데 원래 그 토치카의 주인이었던 흑은 약간의 세력을 쌓는 것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그 세력은 불확실해서 자칫하다가는 거대한 곤마로 쫓길지도 모른다. 천야오예가 24로 끊자 구리는 미리 보아두었던 맥점인 25로 두어 대마를 살렸다. 천야오예는 비로소 30에 몰아 숙제였던 백대마 수습에 나섰다. 구리는 이곳 백이 아직 확실한 안형이 없다는 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흑33으로 하나 두어 놓고 우변의 백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수법이다. 하긴 자세히 보면 우변의 백도 아직은 미생마인 상태가 아닌가. 구리는 우변을 압박하여 그쪽에 외세를 마련하고서 그 외세를 이용하여 우하귀의 백대마를 결정적으로 덮칠 작정이다. 그러나 천야오예는 이미 깊은 수읽기를 통해 우변의 백과 우하귀의 백을 연결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백50이 그 수읽기의 핵심이었다. 이 수를 보자 구리의 손길이 얼어붙었다. 15분의 고민 끝에 51로 후퇴. 백52로 연결되는 순간 이 바둑의 승부가 결판나고 말았다. 흑이 도무지 덤을 낼 수 없는 바둑이다. 참고도1의 흑1로 차단하면 백2, 4가 좋은 수. 흑은 백 2점만 잡고 망한 꼴이다. 참고도1의 흑5로 참고도2의 흑1 이하 3으로 버티는 것은 백10까지로 흑이 더욱 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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