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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붙는 은행 주택대출 경쟁

농협·우리銀 등 5조원 늘어 불황·집값 바닥속 과열 조짐

경기침체 속에 집값까지 바닥을 헤매는데도 금융회사들의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심상치 않다.

농협금융지주 출범, 외환은행의 하나금융지주 편입 등으로 금융지주 간에 자산확충 경쟁이 불을 뿜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까지 맞물리며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년 남짓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으로의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국민은행 등도 공격적인 금리정책을 들고 나와 은행들의 금리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4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 대비 각각 5조3,935억원, 5조2,200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신한은행 3조8,100억원, 국민은행 2조9,100억원, 하나은행 1조5,000억원에 비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두 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눈에 띌 정도다. 실제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중도금대출ㆍ입주자금대출 등 주택 실수요자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장기저리 대출을 늘리라는 정부 주문에 호응한 결과 아니겠냐"며 "농협은행도 금리를 낮춰 자산규모를 늘리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국민은행 등이 금리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고 외환은행은 4.7~4.8%의 특별 고정대출금리 상품을 내놓았다.

주택경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대출경쟁이 과열될 소지마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 3구가 투기지역에서 해제된 데 이어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추가로 취해질 개연성이 있는 만큼 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낮춰도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면 대출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선정국에서 주택경기 회복 시그널도 누적되고 있어 대출수요 증가와 관련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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