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매니저들이 사무실에 앉아 단말기 정보, 주가, 소문에 의존한 투자를 하지만 판교는 다릅니다.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을 직접 만나면서 정보를 얻고 풍부한 상상을 통해 생활 밀착형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강방천(55·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16일 성남 판교 본사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본사를 서울 강남에서 판교로 옮긴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판교 본사인 '리치투게더센터' 반경 1㎞ 이내에 상장기업만 70여개에 달하고 테크노밸리에는 앞으로 한국을 먹여살릴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 문화산업기술(CT)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며 "이들 기업과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면서 가치 있는 종목을 발굴해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등과 함께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힌다. 강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벌어 자산운용 업계의 신화로 통하는 인물이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한 뒤 2008년 운용사로 전환해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를 출시, 가치투자전문 운용사로 입지를 굳혔다.
강 회장은 "에셋플러스의 투자철학은 재무제표 같은 팩트(Fact)를 기초로 풍부한 상상과 해석 과정을 거쳐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기업 가치를 발견해 투자하는 것"이라며 "NHN엔터테인먼트·넥슨·카카오톡 등 유망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판교는 이러한 투자철학을 극대화하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생활 밀착형 투자를 위해 기업들과의 스킨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운용 매니저는 일주일에 2번 이상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들을 탐방한다. 양인찬 에셋플러스운용 대표는 입주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기업인들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또 본사 11층에 입주 기업 CEO들이 주기적으로 에셋플러스운용 임직원들에게 강연할 수 있는 포럼 공간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처럼 기업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비즈니스모델이 탄탄하고 미래 환경에 적응력이 강한 기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강 회장이 주목하는 미래 기업은 중국 소비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 모바일 관련 기업들이다. 강 회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다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하더라도 이익 지속 및 확장 가능성이 높으면 그 종목을 저평가 종목으로 간주해 펀드에 편입한다"며 "요즘에는 중국 소비 수혜기업, 사물인터넷 같은 모바일 네트워크 융합기업, 전기차·셰일가스 같은 녹색 혁명을 선도할 기업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경기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산업별로 중국 1등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강 회장은 "현재 중국 실물경기가 좋지 않아 당분간 중국 증시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2~3년 후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거두면 각 산업군의 1등 기업에 대한 가치가 다시 부각돼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의 성과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자사가 만든 펀드를 직접 판매하겠다는 소신을 앞으로도 지켜가겠다고 전했다. "펀드를 만든 사람이 직접 펀드를 팔아야 투자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현재 '코리아리치투게더' '글로벌리치투게더' '차이나리치투게더' '해피드림투게더' 등 4개의 공모펀드만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사 중 유일하게 자사의 펀드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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