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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본주의 대변화 시작됐다

신년기획 SHIFT 시리즈 시작합니다


2012년 임진(壬辰)년에는 국내외로 사상유례 없이 큰 선거가 집중돼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의 흐름은 지속되고 불확실성은 증폭될 것이다. 그야말로 '격동(激動)의 한해'다.

그렇다면 올 한해를 대변할 키워드는 무엇일까. 서울경제신문은 '시프트(SHIFTㆍ변화)'로 잡았다. 두 얼개는 '파워 시프트(Power Shift)'와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다. 국내에서는 총선ㆍ대선이 기다리고 보수ㆍ진보의 승패에 따라 권력지형이 바뀐다. 해외에서는 미국 등 무려 20여개 주요국이 정권을 심판한다. 여기에 북한 김정은 체제 속에서 한반도 주변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다.

다른 축에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복지'를 표방하는 '인간적 자본주의'가 흐름으로 자리할 것이다. 이는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반월가 시위에서 진일보한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런 흐름에 맞춰 파워 시프트와 패러다임 시프트로 나눠 장기 시리즈를 게재한다.

◇Selection(선택)

올해는 국제정치 지형을 바꿀 굵직한 선거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ㆍ러시아ㆍ중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 사이에서 파워 시프트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총선(4월11일)과 대선(12월19일)이 실시된다. 양대 선거의 진행과정에서 불거지는 이념논쟁과 선거 결과에 따라 갈등과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김정은 체제로 야기될 변화, 시민세력을 대표하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바람몰이로 표현되는 안풍(安風) 등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면서 정치권의 이합집산도 예상된다. 더욱이 국제적으로 동북아 전체의 '정치 새판 짜기'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국제사회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Human Capitalism(인간적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았다. 부(富)의 불평등, 심화되는 양극화, 높은 실업률 등에서 여실히 나타난 것처럼 '승자독식주의' 자본주의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자본주의의 심장이라는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직접 공격하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전세계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깊어지는 빈부격차, 청년실업, 중산층 위축 등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새롭게 각광을 받는 것이 '복지'다.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복지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고 각종 정책들이 쏟아질 것이다. 이 와중에 재정 문제가 국정의 큰 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퍼붓기 식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를 동반하는 '생산적 복지'의 개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International Relations Change(국제관계 변화)

글로벌 정치지형이 바뀐다는 것은 곧 국제관계도 함께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한 점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북한 체제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남북한 긴장완화에 초점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당분간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면서 '북한 다독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손을 내미는 유연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정은 체제가 북한 내 결속을 위해 도발을 감행할 경우 어느 선까지 인내심을 발휘할지가 변수다. 국제사회도 북미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동북아 안보의 안전판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맞물려 시진핑 부주석으로의 권력이양이 계획된 중국과 푸틴 체제를 준비 중인 러시아 등의 정세변화가 국제관계를 어떤 형태로 바꿀지도 관심사다.

◇Finance Rebuilding(금융 리빌딩)

금융산업은 국내외적으로 또 한번 큰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글로벌 금융은 당장 올 1ㆍ4분기에 생존시험을 할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의 채권 만기가 1ㆍ4분기에 대거 몰려 있고 국내도 기업 회사채 만기가 집중돼 있다. 결국 유럽발 재정과 금융의 동반위기를 글로벌 공조를 통해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대형 금융회사들의 생존도 결정될 것이다. 이 가운데 우리 금융회사들은 전례 없는 위기와 도전의 순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진국의 대형 금융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산업은행ㆍ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민영화를 향한 몸짓이 계속될 것이다. 보험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빅뱅도 예상된다.

◇Trade Reform(무역구조 개혁)

올해 글로벌 경제전망은 지난해보다 더 암울하다.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연합(EU) 재정위기 사태로 글로벌 성장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도 3%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불안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우려로 올해 수출증가율은 지난해(18%)의 절반 수준인 9%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1년의 295억달러보다 줄어든 24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과 무역구조에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흥시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수출과 무역 패러다임도 변화시키는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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