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성전기는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미래형 자동차부품 사업의 첨병역할을 맡게될 것입니다. 임직원들도 세계 최강의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 거듭나자는 열의 하나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지난해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대성전기의 이철우(52ㆍ사진) 사장은 요즘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LS전선 재무책임자(CFO)에서 대성전기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이 사장은 "대성전기 대표를 맡은지 5개월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5년에 이를 정도의 많은 변화를 겪었다"면서 "정체됐던 분위기를 털어버리고 글로벌 차부품업체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들 숨가쁘게 뛰고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대성전기는 LS엠트론에 인수되기 전까지만 해도 3년간이나 인수ㆍ합병(M&A)시장의 애물단지로 표류할 정도로 적잖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사장은 "M&A기간 동안 내부적으로 패배의식이 팽배했고, 200여명의 연구인력 중 50여명이나 회사를 떠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취임 후 맨땅에서부터 다시 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다졌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가 취임 직후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바로 조직개편이다. 이 사장은 우선 경영혁신 PI(Process Innovatiom)팀을 구성해 지난 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대표는 "대성전기는 지난해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3,2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괜찮은 중견기업이지만 회사 규모에 비해 시스템이나 해외 시장개척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 동안 각 기능별로 나뉘어져 있던 사업부문을 통합해 2개의 본부로 통합하고 산하에 팀제를 도입해 사업영역간 원활한 소통과 시너지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마케팅팀이나 해외영업팀 등 두개의 팀을 신설한 것도 이 대표의 작품이다. 아울러 해외 법인망도 한층 강화됐다. 지난 91년 중국 칭다오(靑島)에 설립된 지사를 보강하고 올들어 20여명의 연구ㆍ개발(R&D) 및 영업인력이 상주하는 상하이(上海)지사와 인도 쳉라인 법인을 새로 출범시켰다. 이처럼 해외영업에 힘을 싣다보니 수주낭보도 줄을 잇고 있다. 인도 법인에서는 최근 타타그룹에서 연간 40만대 분량(150억~160억원 규모)의 자동차용 멀티펑션스위치를 수주했으며, 지난달 일본 닛산 자동차로부터 5년간에 걸쳐 180억원 분량의 스틸휠 스위치 납품계약을 따냈다. 이 사장은 "올해 중국 및 인도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 해외법인을 통해 3,0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전기가 글로벌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탄탄한 기술력 때문이다. 자동차용 스위치와 릴레이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점하고 있는 대성전기는 최근 미래형 자동차부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국내외 자동차 부품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성전기는 최근 전자부품연구원과 3년간의 공동개발을 통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0.1°급 고정밀 조향각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조향각 센서는 자동차 조향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운전자가 핸들에 가하는 회전각도나 방향 및 회전속도를 감지해 필요한 보조 동력의 크기와 방향을 제어해주는 제품이다. 이와 함께 햅틱 스위치와 터치 패드를 이용한 HMI(Human-Machine Interface)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루미노 햅틱'을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루미노 햅틱은 운전자가 촉각과 시각을 모두 이용해 차량 중앙 센터페시아의 다양한 시스템들을 조정할 수 있는 다중모드 피드백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다. 이 사장은 "지난해 햅틱스위치의 국내시장 규모는 약 7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300억~400억원까지 확대되고 해외시장 규모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는 20일부터 개막하는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루미노 햅틱스위치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부문 만큼이나 이 사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직원들과의 소통이다. 전체 970명의 임직원 중 LS그룹 출신의 인력은 6명에 불과하다. "기존 인력들의 잠재력을 그 누구보다 믿고 있기 때문에 M&A 이후에도 기존 인력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한 달에 두 번씩 직급별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최근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책을 읽고 있다는 이 대표는 "앞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겠지만 임직원들의 남다른 각오야말로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성전기는? 지난 1973년 설립된 대성전기는 자동차용 모터, 센서, 일렉트로닉 모듈, 스위치, 릴레이 등을 개발 및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이다. 대성전기는 스위치, 릴레이시장에서 국내 1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1998년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와 협력관계를 맺은 후 정션박스, 커넥터 등 꾸준한 제품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11월 LS그룹의 기계ㆍ부품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LS엠트론에 인수되면서 BLU 사업분야를 매각하고 자동차용 부품을 개발ㆍ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자동차용 부품을 신성장동력으로 내걸고 글로벌 연구역량을 쌓아가고 있다. 대성전기는 향후 LS엠트론과 델파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며 2015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시장 비중도 같은 기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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