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이 지난해 소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말 현재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33.25%로 2005년 말의 244.25%에 비해 11.0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보유계약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주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합작사를 포함한 외국계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44.49%로 2005년의 268.23%에 비해 23.75%포인트나 급락했다. 반면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 등 국내 보험사 ‘빅3’의 지급여력비율은 2005년 212.59%에서 지난해 말에는 223.92%로 11.33%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들 3개사를 제외한 9개 국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23.88%로 전년보다 4.37%포인트 하락했다. 외국계 보험사 중에서는 PCA생명과 SH&C생명의 지급여력비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PCA생명은 2005년 말 325.78%에서 지난해 말에는 167.87%로 무려 157.91%포인트나 하락, 보험금 지급 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SH&C생명도 2005년 873.74%에서 지난해 말에는 730.65%로 143.09%포인트나 낮아졌다. 푸르덴셜생명은 338.69%에서 309.77%로 28.92%포인트, 라이나생명도 160.63%에서 141.49%로 19.1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10개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 지급여력비율이 200%를 밑도는 업체는 모두 6개에 달해 국내 보험사에 비해 지급불능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 12개사 가운데 200%를 밑도는 곳은 6곳에 달했다. 라이나생명과 뉴욕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각각 141.49%, 148.15%로 전체 보험사 가운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PCA생명과 하나생명도 각각 167.87%, 170.85%로 낮은 수준이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지급여력비율이 낮은 곳은 녹십자생명과 KB생명으로 각각 144.25%, 166.75%로 나타났다. 한편 알리안츠생명은 대규모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힘입어 2005년 말 138.92%에 불과했던 지급여력비율이 지난해에는 229.98%로 91.06%포인트나 개선됐다. 금융전문가들은 모든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의 가이드 라인인 지급여력비율 100%를 넘어서고 있지만 앞으로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RBC)를 도입할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서는 등 보유계약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지급여력비율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상황에 맞춰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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