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급한 나라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정부가 기업은행에 이어 수은에도 높은 배당을 요구한 것에 따른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높은 배당→위험가중자산 증가→정부의 추가출자→BIS(국제결제은행)비율 상향' 등의 순환이 반복하고 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9일 수은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은 1,468억원으로 이 중 336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은 22.9%에 달했다. 2010년도의 배당성향은 18.5%였다.
이번 배당으로 63%의 지분을 보유한 정부는 211억6,0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되며 한국은행(18.6%)과 정책금융공사(18.4%) 등도 각각 62억5,700만원, 61억9,600억원을 받는다.
수은 관계자는 "그간 배당성향은 10% 내외였으나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배당금 산정은 정부에서 정한 기준에 의한 것으로 수출입은행의 자금지원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수은의 공격적인 대출자산 증가로 BIS비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급격한 배당증가에 대한 시각을 좋지 않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경우 대출자산 증가로 자기자본이 줄어들고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 정부가 현금 또는 현물출자를 통해 BIS비율을 높여주는 순환 출자구조를 갖고 있다"며 "BIS비율이 낮아지면 배당을 줄여야 하지만 취약한 정부재정에 따른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수은의 대출자산은 전년 대비 17%(6조원) 증가한 48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위험가중자산은 10조원가량 증가했다. BIS비율은 전년 대비 0.15%포인트 하락한 10.63%를 기록했다.
정부는 수은의 BIS비율이 하락함에 따라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도로공사 지분을 현물 출자하는 형태로 1조원 정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BIS비율은 1%포인트 상승해 전년 말 수준인 11.7%대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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