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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傷痕 아랑곳없이 철새는 날고…

철원 3色 관광 서울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자동차로 1시간 30분쯤 북쪽으로 달리면 드넓은 평원지대가 나온다. 철원(鐵原)이다. 한국전쟁 때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철의 삼각지대'(철원ㆍ김화ㆍ평강) 중 한곳. 철원엔 아직 전쟁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고, 앙상한 가시철망이 분단의 팽팽한 긴장을 말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철원의 경제는 군부대와 장병 면회객에 전적으로 의존해 오다시피 했고, 관광산업도 '안보관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철원은 안보관광 이외에도 통일신라의 역사와 전설이 깃든 도피안사, 후삼국 궁예의 사연이 서린 금학산과 명성산 등이 있어 역사여행지로 일품이다. 특히 철새철을 맞은 요즘 탐조여행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두루미ㆍ기러기ㆍ왜가리 등 이 곳 철새들은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정치판의 '철새'들과는 달리 제 본분을 지키는 아름다운 존재이다. ■ '천년전 왕도' 역사 숨결이 때는 서기 901년. 후삼국을 세운 궁예가 철원을 도읍으로 정할 때 도선국사가 "금학산을 진산으로 삼으면 왕조를 300년 이상 이어갈 것"이라고 권했으나, 궁예는 이를 무시하고 고암산을 진산으로 정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학이 내려앉은 형상의 금학산(947m)는 지금도 철원지역의 진산이다. 궁예가 왕건에 쫓겨 울부짖으며 최후를 맞았다는 명성산(일명 울음산)의 북쪽 사면도 철원군에 속해 있다. 그에 앞서 경문왕5년(865년)에 창건된 도피안사에도 전설 서려있다. 도선국사가 높이 91cm의 철조 비로자나불좌상을 만들어 봉안하기 위해 철원에 들렀다가 잠시 쉬고 있을 때, 갑자기 철조불상이 사라져 버린 것. 샅샅이 주위를 뒤져보니 현재의 위치에 불상이 편안하게 정좌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암자를 짓고 이름을 '도피안사'라고 했는데, 불상이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 지금도 철조 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63호)는 편안하게 제 자리에 정좌해 있다. 이밖에 임꺽정의 전설이 서린 고석정, 고려시대 석조 성인 자모산성과 동주산성, 신석기시대 유물인 지석묘군 등이 둘러볼 만하다. ■ 철새의 계절, 탐조여행도 철원의 탐조여행 명소는 토교저수지(영지리)를 꼽을 수 있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가 한 해 2,000여 마리가 이 곳을 찾는데,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재두루미의 20%에 달한다고 하니 '재두루미의 천국'이다. 1976년 토축한 토교저수지에 철새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1987년께부터. 철새가 몰려들면서 이 곳을 자연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하려는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농민들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남 몰래 새들을 포획하거나, 심지어 농약을 먹이는 일까지 벌어졌을 정도로 심각했다. 이 때 '철새 지킴이'를 자임하고 나선 이가 있었는데, 현재 저수지 옆 유일한 농박(農泊)인 '철새 보는 집'(033-452-8145)을 운영하고 있는 백종한씨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영지리 이장이었던 백씨는 한편으로 농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한편으로 정부에는 농민들의 '철새 사랑'을 확인시켜줌으로써 양자의 갈등을 풀었다고 한다. 토교저수지를 찾는 철새들은 기러기와 오리가 주종이고, 흰두루미와 독수리 등도 섞여 있다. 철새의 군무는 토교저수지에서 월정리역에 이르는 광활한 평원으로 이어지는데, 드라이브 탐조여행이 색다른 맛을 준다. 탐조문의는 철의삼각전적지 관리사무소로 하면 된다. ■ 안보관광 강원도 평강을 정점으로 철원과 김화를 잇는 철의삼각지는 한국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였다. 이 곳 안보관광지로는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월정리역의 끊어진 철길, 열흘동안 고지의 주인이 무려 24번이나 바뀌었던 백마고지, 서태지와 아이들이 뮤직비디오를 찍어 새삼 유명해진 노동당사 등이 있다. 안보견학코스는 '고석정(전적관)~6통제소~제2땅굴~철의삼각전망대(월정리역)~5통제소'로 이어지며, 소요시간은 2시간30분~3시간30분 걸린다. 요금 2,500원(어른 개인). 고석정에 있는 철의삼각전적지 관리사무소에서 신청하면 개인ㆍ단체 관계 없이 안보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출입시간은 오전9시~오후2시30분(동계는 오후2시), 매주 화요일은 쉰다. 개별관람 가능지역은 백마고지전투전적비, 노동당사, 도피안사 등이다. 철원=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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