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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최근 작고한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앞으로 편지가 왔다. “덕분에 우승을 했습니다. 모두들 제 바이올린을 부러워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보낸 이는 당시 덴마크 카를 닐센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음악 영재 권혁주씨. 권씨는 지난 98년 금호문화재단으로부터 수억원 짜리 과다니니의 명품 바이올린을 무료로 대여 받아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하자, 당시 금호문화재단 이사장이었던 고 박 회장에게 편지로 고마움을 전한 것이었다. 금호문화재단은 권씨 말고도 20여명의 음악 영재들에게 명품 바이올린과 스타인웨이 피아노 등 고가 악기를 10년간 무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이 사업은 생전의 박 명예회장이 지난 94년부터 “한국의 음악 유망주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명품악기를 지원하겠다”며 시작해, 올해로 12년째 접어 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국내 기업 중에서 메세나 사업을 가장 열성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지난 10일 49재를 마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삶의 마지막 10년 동안을 문화예술 후원자로 열정적인 활동을 펼친 ‘문화예술 CEO’로 유명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업을 통한 국가공헌 및 사회기여’라는 경영철학하에 그동안 다양한 문화지원활동을 펼쳐 왔다. 금호아시아나는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소년소녀가장이나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공연관람을 지원해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금호미술관을 건립, 재능있는 무명의 젊은 예술가들을 중앙 화단에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정트리오, 백혜선 등 한국 대표적인 음악가 30인에게 아시아나항공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는 등 국내외 해외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음악 꿈나무 영재 육성 프로젝트를 개발해 장학금 지급, 항공권 제공, 명품 고악기 무상 대여, 콩쿨 진출 지원으로 이유라ㆍ손열음ㆍ권혁주ㆍ김소옥 같은 차세대 월드 스타급 연주자를 키워내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계 지원활동을 통해 국내 문화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뿐만 아니라 금호아시아그룹 전 계열사는 ‘1사 1메세나’ 운동에 적극 참여중이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 지원 활동을 통해 젊은 영화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재능있는 인재를 발굴ㆍ육성하고 있다. 특히 기내단편영화제 수상작은 6개월간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전 노선에서 기내 상영하고 있다. 금호생명은 발레를 1사1문화 운동으로 정하고 발레지원 활동 및 이벤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 100여명을 공모해 유니버셜 발레단에서 ‘발레엿보기’ 행사를 진행했으며, 매년 정기적인 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금호생명은 한국미술 협회와 공동으로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ㆍ지원하기 위해 미술협회 자녀를 대상으로 시행중인 장학금제도를 확대하고, 회원들에게 전시장 대관료와 제작비용, 미술용품 구입등 작품 활동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금호렌터카와 금호리조트는 연극공연의 협찬이나 사회복지시설 순회 공연때 렌터카를 지원해 오고 있다. 금호석유는 한국메세나협의회 주관인 ‘전국 아동복지시설 대상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문화나눔)에 적극 참여해 복지시설 아동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킴은 물론, 지역간 및 사회계층간의 문화적 불평등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문화가 살아야 일류국가가 된다’는 소신과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경영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77년 11월 재단법인 금호문화재단을 설립해 국가발전에 공헌할 문화인재 양성에 공을 들여 왔다. 이에 따라 금호문화재단은 지난 2002년 금호현악 4중주 운영사업으로 2002 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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