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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위헌VS 대법원 판결

같은날·시간 동일한 법조항에 선고<br>위헌결정 효력 상실 시점두고 논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과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동시에 내려졌다면 어느 쪽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할까. 헌재와 대법원이 같은 법조항을 두고 동시에 선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법률은 ‘자동차를 이용해 범죄행위를 한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한 도로교통법 78조 1항 제5호 규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24일 오후2시 서울행정법원의 위헌제청을 받아들여 이 법조항에 대해 8대1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같은날 같은시간 대법원1부(주심 신욱 대법관)는 여승객을 추행한 택시운전사 유모씨에 대해 이 법조항을 적용해 운전면허취소가 정당하다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법 47조 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도로교통법 78조 1항 5호는 11월24일부터 효력을 잃게 된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이날 내려진 대법원 판결은 위헌법률을 적용한 것이냐 아니냐는 것. 이정석 대법원 공보관은 “헌재법 47조2항은 위헌결정의 효력이 소급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를 명시한 것이므로 대법원과 헌재가 동시에 선고했다면 대법원이 위헌법률을 적용해 판결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택시운전사 유모씨는 운전면허를 취소당하게 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47조 2항을 ‘도로교통법 78조 1항 5호는 11월24일 0시부터 효력을 잃었다’고 해석한다면 대법원이 위헌법률을 적용해 판결을 내린 셈이 되고 유씨는 이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해 판결 취소를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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