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60년에 걸쳐 이룬 경제발전 노하우를 배워 우리는 20년 안에 경제를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 신사유람단'을 이끌고 방한한 호마이드 알슘마리(사진) 아부다비조선공사 회장의 자신감에 찬 말이다. 지난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알슘마리 회장은 한국의 경제발전의 과정과 비법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이 자원도 없이 어떻게 이 같은 발전을 이뤄냈는지 무척 궁금하다"며 "UAE도 지난 40년간 발전을 해왔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알슘마리 회장은 UAE 아부다비의 왕세자인 셰이크 모함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의 최측근이자 아부다비의 실세 기업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아부다비조선공사 회장이라는 직함 이외에도 무바달라 국부펀드 우주항공 분야 최고 책임자와 SR테크 회장 등 공식 대표 직함만 10개가 넘는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의 고등훈련기 T-50 수출 협상의 UAE 담당자이기도 했다. 알슘마리 회장은 "한국과 UAE는 발전이나 건설 등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 사업으로 협력 관계를 시작한 셈"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반도체와 우주항공ㆍ조선ㆍ화학 등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협력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이 과거 60년 동안 보여준 빠른 성장의 노하우를 우리는 한국과의 협력강화로 15~20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부다비가 오는 2030년까지 기존의 오일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제조업 등으로 경제를 다각화 및 고도화시키는 '아부다비 2030'프로젝트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 시너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알슘마리 회장은 30여명의 아부다비 주요 경제인들을 이끌고 방한해 일주일 동안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강연과 주요 산업시설들을 돌아보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아부다비의 많은 기업인들은 한국 경제의 빠르고 다양한 산업구조에 특히 관심이 많다"며 "이번 방한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슘마리 회장은 아울러 현재 UAE가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ㆍ신재생에너지 도시 건설에서도 한국 기업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도시는 탄소 방출 '0(zero)'을 목표로 한 대규모 친환경 도시다. 그는 "우리는 이 도시를 '마스더(Masderㆍ근원이란 뜻의 아랍어)시티'로 부르고 있는데 현재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글로벌기업들의 우수한 인력이 마스더시티 건설에 많이 필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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