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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동안 해외 협력선을 많이 확보했고 시장구축도 공고히 했습니다. 제품 성능과 신뢰성도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14일 서울 가산동 유진로봇 본사에서 만난 신경철(52ㆍ사진) 대표는 "내년은 올해보다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 많이 성장하는 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로봇수출이 1년에 50%씩 성장하면서 청소로봇은 수출 비중이 내수보다 더 크다"며 "내년에는 프랑스, 일본 등에서 열리는 로봇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매출과 관련, 신 대표는 지난해 246억원을 조금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신제품 출시가 약간 늦어지면서 1,000만달러 수출탑을 받으려던 목표달성이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상황에 대해 신 대표는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될 수 있겠지만 아직 산업용 로봇을 제외하고는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어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간 8,000만~1억대의 청소기가 판매되는데 로봇청소기는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10배 정도인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1,000억원(출하가 기준) 규모에 다소 못 미치는데 대기업을 포함해 5~6개 기업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신 대표는 "중소기업으로 할 수 있는 마케팅이 제한됐기에 대기업과의 경쟁은 힘든 싸움"이라며 "시장 규모가 큰 분야는 대기업들이 나서고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남겼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수술용 로봇, 군사용 로봇, 산업용 로봇 일부 분야 같이 연구개발(R&D) 비중이 높고 대기업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분야에 적극 나서 달라는 얘기다. 그는 또 "중소ㆍ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수수료 부담을 줄이거나 매장확보 등 판로 측면에서 정부가 지원을 확대한다면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외에 교육용이나 실버용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신 대표는 "유아용, 언어치료용, 초등학생 방과 후 외국어 교육용 등을 중심으로 보급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시관ㆍ쇼핑몰ㆍ공항 등에서 거동이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는 대화형 실내 탑승로봇도 내년이면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회사의 R&D 비중은 매출 기준으로 10% 정도 차지한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높은 편이다. 인력 측면에서도 로봇 분야 80명 중 30명이 R&D 파트다. 그럼에도 신 대표는 "늘 인재공고를 내고 있을 정도로 좋은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유진로봇은 내년이면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로봇 시대에 대한 전망에 대해 신 대표는 "인터넷 보급을 통해 1인 1PC 시대가 급격히 열리는 데 약 30년이 걸렸다"며 "로봇도 지난 2000년대 이후 화두에 올랐기 때문에 한창 개발 중인 몇 가지 모델이 시장에 정착되면 봇물 터지듯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아직은 사람들의 요구보다 로봇이 가능한 서비스가 작지만 점차 기술적, 가격적으로 기대치에 이를 것으로 자신했다. 신 대표는 "인간을 지원하는 개인용 로봇시장은 로봇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적응도가 개발만큼이나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출시시기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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