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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귀신이 산다
입력2004-09-16 16:53:49
수정
2004.09.16 16:53:49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으로 어느덧 흥행감독의 위치에 올라선 김상진. 그의 새 영화 ‘귀신이 산다’(제작 시네마서비스)가 17일 개봉한다. 벌써 김 감독의 4번째 작품이지만 이번 역시 그만의 ‘쌈마이’ 분위기는 여전하다.
조선소 기사로 일하는 박필기(차승원). 평생 셋방 설움을 겪으며 “너는 꼭 집을 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 깊이 간직한 사내다. 악착 같은 ‘투잡스’ 생활 끝에 그는 바다 풍광이 멋진 이층집을 장만하며 평생의 꿈을 이루는 ‘쾌거’를 누린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무도 없는 집엔 식칼이 날아다니고 멀쩡한 소파가 제 멋대로 돌아다닌다. 그 집엔 귀신이 살고 있던 것. 처음엔 물론 필기의 눈에는 귀신 따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벼락을 두 번 맞은 후, 그의 눈에 미모의 귀신 연화(장서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른바 ‘식스 센스’를 갖게 된 것이다.
이 영화의 힘은 단연 배우들이다. 김 감독 데뷔작 ‘주유소…’에 출연했으나 모든 장면이 편집 당한 아픔이 있던 차승원은 조연, 공동주연을 거친 끝에 당당히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만들어낸 슬랩스틱 코믹 장면들은 안쓰러울 정도다. 미모의 귀신 역을 소화한 장서희는 ‘23년 TV연기’ 공력에 걸맞는 무난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끝자락 조연 장항선이 보여주는 반전은 관객들의 배꼽을 빼 놓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코미디’라는 걸 뻔히 간파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포 장면’은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그 자리는 오로지 차승원의 개인기만으로 채워지고 있다. 영화 곳곳에 사용된 컴퓨터 그래픽 역시 세련된 맛을 보여주지 못한 채 산만한 ‘장식’에 머물렀다. 올 추석 국산 코믹물이 이 영화 하나밖에 없다는 게 그나마 경쟁력을 지녔다고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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