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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제3투자처로 각광
입력2003-10-20 00:00:00
수정
2003.10.20 00:00:00
이병관 기자
최근 들어 달러 등 환율이 급변하면서 국제 투자자들이 기존의 증권시장에서 환차익과 헤지(위험 분산)를 겨냥한 외환시장으로 대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 등 유수의 투자은행들은 외환 시장 전략팀과 판매팀을 대폭 확대하고 환차익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외환 시장은 하루 거래 규모만 1조2000억달러의 방대한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렇다 할 투자 매력이 없어 주식과 채권 시장의 뒷전에 밀려왔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화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환차익 등을 노린 투자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 은행의 외환 전략가들은 지난 2002년부터 달러화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외환시장을 주식과 채권투자의 보조 수단이 아닌 전략적 투자 상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등 선진 시장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채권 시장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고 주식시장도 불안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국제 투자자들이 외환시장으로 발 길을 돌리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만으로 수익을 내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은 물론 환율 요인을 무시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외환 시장이 제 3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조류에 맞춰 투자은행 및 투신사들은 외환 시장 변동을 적극 활용한 수많은 펀드들 발매하고 있다. 이제 주식과 채권만 운용했던 일반 펀드들도 외환 상품을 접목시키는 것이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처음부터 외환 차익과 헤지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 외환 상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월간 투자 동향 보고서에 외환 섹터 지면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외환 시장의 파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진단하고 외환 상품 판매 확대는 물론 자체 외환 거래 규모도 늘리고 있다.
HSBC의 외환 전략가인 데이비드 블룸은 “세계 자본의 물결이 수 년전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이동했고 이제는 다시 외환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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