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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추석 연휴에 멕시코를 찾아 세계 최고 부호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을 만난다. 이 사장은 멕시코 통신업계의 거두인 카를로스 회장과의 만남에서 전략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장의 카를로스 회장과의 이번 회동은 최근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과의 접견에 이은 것으로 이 사장은 글로벌 재계 리더로서의 입지를 서서히 굳혀가는 모습이다.
삼성은 26일 이 사장이 이날 오전 미국사업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또 이 사장은 미국 방문 뒤 곧바로 멕시코로 이동해 카를로스 회장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과 카를로스 회장의 만남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등의 판매 확대는 물론 중장기적인 관계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멕시코 현지의 삼성전자 공장에도 들러 현지 임직원들의 격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미국과 멕시코 등지에서 열흘간 체류하며 통신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27일 에릭 슈밋 구글 회장과 만난 뒤 추석 기간에 미국으로 이동, 이 사장과 동행할 계획이다.
카를로스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3년 연속 세계 최고 부호로 선정된 인물이다. 특히 중남미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아메리카모바일과 텔맥스∙텔셀 등을 거느린 통신 재벌이다.
이 사장의 카를로스 회장 단독 면담은 그의 글로벌 재계 인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이달 11일 이건희 삼성 회장과 리 회장과의 회동도 직접 주선했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지난 6월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 면담을 가진 뒤 곧바로 홍콩으로 이동해 리 회장 측과 이 회장과의 회동 일정을 직접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리 회장과는 과거 일면식도 없었지만 이 사장이 중간에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또한 이 사장은 8월에도 청콩그룹 계열사인 H3G가 영국에서 추진 중인 롱텀에볼루션(LTE)망 구축에 삼성전자가 기지국 장비를 단독 공급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지난해 대기업 회장들과 잇따라 회동을 갖는 등 국내에서 광폭 행보를 보였다면 이제는 무대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이 사장이 꾸준히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바쁘게 움직인 결과물들이 실제 수주와 제품 공급 등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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