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신금리 인하 '봇물'

은행 수신금리 인하 '봇물'

은행의 수신금리 인하 추세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민, 농협, 하나은행 등이 수신금리를 인하하기로 했으며, 한미, 평화, 주택, 조흥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올들어 4~5차례 되풀이된 금리인하에 힘입어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별로 평균 1%포인트 안팎 떨어졌고 실세금리 하향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초까지 인하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11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하는 등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등의 수신금리를 0.2~0.8%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6.8%, 2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7.3%로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7일부터 1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해 5.3%로 낮추기로 했으며, 3개월 정기예금은 0.1% 낮춰 6.3%로 인하했다. 하나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의 7.0%를 유지하기로 했다.

농협은 7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1개월이상 3개월짜리 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주택 등 다른 은행들도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곧 금리를 낮출 전망이다.

평화은행의 한 관계자는 "늦어도 이번달까지는 다른 은행에 맞춰 금리를 0.2~0.5%포인트 낮출 계획"이라며 "현재 금융 구조조정이 늦어져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도 "0.1~0.2%포인트 정도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나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하로 은행 금리는 올들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은행은 올해만 5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 이번까지 더하면 올해 1.1%포인트, 하반기에만 0.7%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연 9.0%이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여섯 차례나 인하해 연 7.0% 수준까지 낮췄으며, 신한은행과 한미은행도 연초 8.0%이던 정기예금 금리를 현재 7.0% 수준으로 낮췄다.

은행들은 국공채 수익률이 최근 6%대로 떨어져 역마진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올들어 계속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돈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아 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낮은 금리가 꽁꽁 얼어붙은 경기에 활기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김상연기자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