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소비자의 성향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일상충동(日常衝動)’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거듭되는 불황과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고 트렌드에 더욱 민감한 성향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일기획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6대 도시에 거주하는 만 13~59세 남녀 3,8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의 생존전략으로서 ‘사방 예의주시’ 성향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불가피한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대세에 따르는 것을 통해 안도감을 느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제품 구매가 꺼려진다’라고 답한 소비자는 지난해 40.2%로 2010년 33.7%, 2011년 36.1%보다 증가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패션이나 스타일을 종종 따라 한다’는 소비자는 2010년 21.5%, 2011년 25.2%에서 지난해 26.0%로 늘었다.
아울러 자녀 양육은 타인에게 부탁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외국인·외국문화에 대해 끄덕거리고, 생활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디지털에 매달리는 모습 등도 특징으로 파악됐다.
제일기획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성향이 올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은 외부에 강한 호기심을 보이고 늘 긴장하고 경계하면서 변화를 쫓아가기 때문에 확실한 결단은 내리지 못하지만 작은 자극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광고를 보고 제품구매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43.4%로 2010년 41.0%, 2011년 41.6%보다 높아졌다.‘계획에 없는 물건도 눈에 띄면 사는 경우가 있다’는 답변도 41.0%로 2010년 39.2%, 2011년 37.9%보다 늘었다. ‘일반 매장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소비자는 2010~2012년 사이 27.1%, 27.9%, 31.7%로 꾸준히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충동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즐기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 올지 모르면서도 즐기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구매자가 잡지, 신문처럼 정기 구독료나 가입비를 지불하면 서비스 제공업체가 상품을 선정해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온라인 상거래)의 성장세도 이런 이유로 파악된다.
조경식 제일기획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기업은 간과하기 쉬운 작은 부분에서도 소비자는 쉽게 감동하거나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케팅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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