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기대한 여성들에 절망적 소식
자기야! 화이트데이 때 싼 사탕 줬다고 뭐라하기 없기불황 탓에 남성들 씀씀이 줄여편의점마다 고가 바구니 대신 중저가·DIY형 제품 전면 배치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편의점업계의 화이트데이 대목 상품인 사탕 바구니가 올해는 편의점 진열대에서 뒷편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남성 소비자들이 예년과 달리 올 화이트데이에는 저가형 상품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들이 가격대가 높은 사탕 바구니 세트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저렴한 DIY형이나 간단한 선물세트를 늘려 주문했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은 불황의 한파로 인해 화이트데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경품 및 추가 할인 이벤트까지 마련하는 등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화이트데이는 밸런타인데이보다 매출이 30%에서 많게는60% 이상 더 발생하는 편의점 업계 최대 대목 중 하나다. 초콜릿을 구입하기 위해 다양한 유통 경로를 이용하는 여성들과 달리 사탕을 사는 남성들은 근거리에 위치한 편의점을 주로 찾는 구매 패턴 덕분이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2010년에는 화이트데이 매출이 밸런타인데이보다 32.7% 많았으며 2011년과 2012년에도 각각 65.4%, 42.2%나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올들어 깊어진 불황 탓에 편의점을 찾는 남성들의 구매 행태에서도 불황형 소비 패턴이 감지되면서 각 업체들은 올 화이트데이 마케팅 전략을 수정했다.
GS25는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60종의 세트 상품을 준비한 가운데 이중 70%를 1만원 미만~1만원대 중저가 상품으로 채우기로 했다. 특히 고객들이 직접 선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DIY(Do It Yourself)' 상품도 각 점포에 마련했다.
CU는 바구니 형태의 고가 사탕 상품 비중을 예년보다 10% 정도 줄인 대신 저렴한 일반 선물 세트 비중을 늘렸으며 미니스톱은 1만원대 중저가 상품 위주로 선물 상품을 구성했다.
세븐일레븐은 아예 1만원대 미만 상품에 주력하기로 했다. 전체 화이트데이 사탕 상품 중 45%를 차지했던 1만원 이상 상품을 올해는 30%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1만원 이하 품목을 전년 대비 20% 늘리기로 했다. 또 세븐일레븐은 관련 제품 할인 폭도 최대 32%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가격 할인을 위해 통신사들의 제휴카드를 사용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롯데카드, 신한카드, 올레KT카드 등을 소지한 고객들에게 추가 할인을 해준다. 뿐만 아니라 보라카이 여행상품권, 스마트TV 등 경품도 준비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남성들도 최근 들어 경기불황형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어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저가 기획상품 위주로 준비하고 할인 혜택과 경품행사도 확대했다"며 "학원, 오피스 상권 등에서 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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