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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太국가들, 역내 금융시스템 활성화해야
입력2002-01-17 00:00:00
수정
2002.01.17 00:00:00
[LA타임스-본지특약] 톰 플레이트 UCLA大교수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는 서구 자본에 의존하던 과거 모습에서 벗어나 자체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97년 금융위기에 대한 악몽은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그 어느 때보다 함께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아시아 국가들에게 심어주었다.
아시아인 대다수는 지난 97년 서방 국가들의 지원이 얼마나 더디게 이뤄지는지를 목격했다. 또 경제적 지원 이후에 문제의 근원을 아시아에 돌리며 이것저것 간섭하는 현실을 잠자코 지켜봐야 했다.
이제 서방 국가에 대한 어둠 속 저주 보다는 아시아인의 독자적 금융시스템이란 새로운 촛불을 밝혀야 할 때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자본을 모아 적극 활용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수혈에 의존하는 현 체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저축률을 자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아시아 지역의 기업인과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가. 이 지역에서 저축을 통해 발생하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경우 아시아는 서구 의존적인 현 금융시스템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아시아 정책포럼은 지난 1년간 연구성과를 발표하면서 이 지역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바탕으로 지역적 자금조달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과거 97년과 같은 사태를 막기위해 외부로부터의 자금 유출입을 좀더 통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ADB가 제안한 바와 같이 지역적인 자금원과 시장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게 더 나은 방책이다.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아시아 국가는 올해 경제가 회복되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마술처럼 또다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외국인의 투자가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이 지역 경제 회복의 근거로 역내 소비증가를 꼽고 있다.
HSBC 은행은 올해 "역내 국가의 소비 증가가 아시아 경제의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지역 경제가 서구 의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역내 시스템 활성화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같은 경제적인 교류 활성화는 이 지역의 여러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 역시 마련할 수 있다. 이 지역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는 타이완과 중국간의 관계다.
그러나 타이완이 144번째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가입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 타이완 정부가 아직 중국에 대한 시장 개방을 주저하고 있지만 결국 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중력의 기본원칙에 의하면 조그만 위성은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거대한 행성에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
중국 역시 불필요한 군사적인 위협보다는 경제적 교류 활성화를 통해 정치적인 긴장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실제 양안이 군사적 대립이 발생할 경우는 이는 곧 3차 세계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문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역시 어느 한쪽 편에 일방적으로 서기 보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견지하는 현 외교노선을 유지할 전망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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