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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록버스터 관객몰이 시동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겨울 시즌 개봉할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강우석-강제규 감독이 각각 메가폰을 잡은 이들 영화는 올해 말인 12월 24일(`실미도`)과 새해 벽두인 1월 16일(`태극기…`) 경 관객을 찾아온다. ◇닮은 꼴 두 영화=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감독이 나란히 내놓을 신작이라는 점 외에도 `실미도`와 `태극기…`는 여러 공통점을 지닌다. 두 영화의 주제는 남북한 대치 상황의 비극. `태극기…`가 한국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한다면 `실미도`는 동족상잔의 상처가 여전한 70년대 초반의 이야기다. 또한 두 작품은 100억원 대의 제작비를 투입,`정공법`으로 한국 대형영화의 부활을 시도해 관심을 모은다. 그간 시나리오 부실 등을 이유로 블록버스터 급 한국 영화는 여지 없이 관객의 외면을 받았던 게 사실. 코미디ㆍ 폭력물이 스크린을 뒤덮는 지금 `완성도 있는 대형 영화`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 영화의 미래를 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두 감독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반영하듯 양 감독은 제작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전화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독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감독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양 영화는 이래 저래 비교의 대상이 될 듯 하다. 제8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도 두 영화는 각각 5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태극기…`-5일)과 메이킹 필름(`실미도`-6일)을 연이어 공개하며 국내외 관계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개봉예정 시기도 다소 가까운 3주 차이. 가을 흥행작인 `스캔들`이 현대풍 사극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황산벌`의 기세에 예상보다 빨리 주춤한 점을 감안한다면, 동일하게 3주차를 두고 개봉하는 두 작품의 `운명`은 어쩌면 다소 쉽게 읽혀진다. 오랜만에 등장한 대형 스케일의 작품 앞에 두 감독은 `인생을 건 영화`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느 작품이 관객의 호응을 얻어낼지, 과연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실미도(시네마서비스)=국내 굴지의 투자ㆍ배급사 시네마서비스를 창설, 한국 영화사의 한 장을 열었던 강우석 감독이 `공공의 적`(2001) 이후 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 그간 여러 차례 영화화가 시도됐으나 스케일로 인해 번번이 제작이 무산됐던 `실미도 사건`을 다룬다. 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 제작비는 82억 여원 규모. 1968년 북한 무장공비 남파사건 이후 설립된 북파 특수팀 `실미도 684부대`가 1971년 8월 23일 훈련지를 탈출, 서울 진입을 시도한 실화가 배경이다.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등 연기파 배우가 한데 모이며 고정 배역만 70여명 등장한다. 강원도 부산 인천 몰타 뉴질랜드 제주도 부안 파주 등을 도는 한국영화 사상 최장의 로케이션을 감행했고 질주하는 버스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에서 사용된 특수제작 버스가 동원되기도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필름)=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순수 제작비 145억원을 투입한 강제규 감독의 신작. 사전 기획단계 1년 3개월을 거쳐 시나리오 준비에만 2년 5개월을 소요했다. 등장하는 엑스트라 수가 2만5,000여명에 달하고 16억원이 소요된 평양 시가지 세트 외 20여 개의 대형 세트를 2만여 평에 달하는 야외 부지에 세웠다. 폭발물에만 6톤 여를 소비한 대작. 500만 명이라는 인명을 앗아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동생의 생존을 위해 전쟁 영웅을 자처하게 된 형 진태(장동건 분)와 전쟁광으로 변해가는 형의 모습에 절규하는 동생 진석(원빈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밀령 고지, 평양 시가지, 낙동강 방어선, 압록강 진지 등 1,000~3,000여명의 엑스트라가 등장한 대형 전투신이 기대를 자아낸다는 평가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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