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안한 美 연말경제
입력2002-12-15 00:00:00
수정
2002.12.15 00:00:00
폴 새뮤얼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연말로 접어들면서 정치와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이 곧 이라크를 공격할 것인지,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 미국만의 전쟁이 치러질 것인지 분명한 게 없다. 경제 분야도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있기는 마찬가지다.
몇 주 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꺾어지면서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쇼핑몰은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폴 오닐 재무부 장관을 해임했다. 동시에 부시 정부를 위해 부유층에 유리한 감세정책을 이론화하고 뒷받침해온 경제학자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 비서관도 물러났다.
경제팀 교체가 공화당의 경제정책 전략을 수정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닐 전 장관은 말솜씨가 서툴러 존경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부시 대통령의 새 경제팀은 기존의 동일한 경제정책을 설득력 있게 전파할 수 있는 세일즈맨으로 짜여진 듯하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리스트가 미국인을 위협하는 시대의 지도자로서 개인적으로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미국경제가 2년 후 다음 대통령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취약한 상태로 정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 유권자들은 공화당에 등을 돌려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게 되고 그의 부친이 걸프전에 승리한 후 지난 92년 대통령선거에서 실패한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미국의 중산층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부정행위에 피해를 입고 모욕을 당했다. 엔론, 월드컴, 브리스톨-마이어, 심지어는 과거에 존경받았던 제너럴일렉트릭(GE)마저 윤리규정을 어기고 회계를 조작하고, 심지어 형사범죄를 저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지명한 새 경제팀은 예외 없이 기업인 출신이다.
윌리엄 도널드슨 증권거래위원장이 그렇고, 존 스노 재무부 장관, 스티븐 프리드먼 백악관 경제수석 비서관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기업 엘리트들은 95~2002년에 기업 지배구조에 관해 무책임했던 오염된 집단이었다.
새 경제팀 멤버들은 최근의 활동으로부터 얻은 이익을 방어하고 그 행적을 해명하는 데 세일즈맨의 탁월한 말솜씨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정치적 개편을 중시하지 않는다.
90년 이래 12년 동안 일본 총리들이 각료를 교체하고 정책을 변경했지만 그것이 스태그네이션과 일본경제의 고질병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뉴욕증시에 새로운 낙관적 자신감이 생기려면 취업의 기회가 늘어나고 생산이 증가하는 호재가 나타나야 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것을 알고 있다.
나는 FRB가 최근 이자율을 낮추지 않은 것을 중시한다. FRB의 관점에서 가까운 장래에 미국 경제전망이 어렵게 보일 때 그들은 지난해와 올해에 했던 것처럼 금리인하를 다시 반복할 것이다.
이라크전쟁이 시작되면 곧바로 소비와 투자지출에 의한 수요가 촉진되고 미국의 수입이 확대되면서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임을 그린스펀 의장은 이해하고 있다.
오는 2004년에서 2010년까지 소득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세금혜택을 주는 것보다 미국인 모두에게 소득세를 인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진정한 경기촉진책이 될 것이다.
또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재정이 고갈되고 있는 일부 주 정부의 필요한 정책집행에 보조금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효율적인 경기촉진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의 행정부나 상하 양원은 이런 정책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다행히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추이를 관찰하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도덕적 위기에 빠져 있거나 30년대 대공황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국경제는 거품이 걷히면서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대통령이 경제를 조금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전문적인 경제 예측가들은 내년 미국경제에 더블딥(W자형 이중침체)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유럽과 일본의 경제도 그럴 것으로 전망된다.
TV에 나오는 아마추어 전문가 또는 신문에 등장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종종 광적인 극단론을 종종 펼치고 있다. 그들은 거품이 형성될 때는 경기 붐을 과장하고 경기가 꺾어질 때에는 반대방향으로 휩쓸렸다.
그러나 경제사를 되돌아보면 우둔한 저널리즘은 이야기꾼의 상상력만큼의 점수밖에 받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세계경제가 시스템 위기로 갈 때 실업률과 파산, 채권 담보처분, 사회적 불만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2002년 세계경제의 생산은 2001년보다 약간 나아졌고 이런 경향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인스 이후 세계경제가 장기간 침체한 유일한 경우는 1929~33년의 기간이었다. 과거의 불행한 사례가 재연될 경우 쫓겨나야 할 사람은 하급 정치인이 아니라 최상층부의 정치인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