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政큰 시각차…갈등 장기화 우려 참여정부-노동계 입장 평행선수세몰린 노동계 "金노동 퇴진"등 강경카드정부도 "노조 정치적 공세 수용못해" 압박비정규직법안 처리등 노사개혁 지연될듯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참여정부와 노동계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노정간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겉으로는 양측간의 감정대립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사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이에 대해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법안 처리는 물론 노사정위 개편,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 합의 등의 노사관계개혁이 더욱 지연될 전망이다. 노동계의 대응에 따라 총파업 등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지난 7일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하루이기는 하지만 9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탈퇴는 98년 1월 출범한 후 한달 만에 민주노총이 탈퇴, 홀로 남아 대화의 틀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양 노총은 특히 오는 20일까지 김대환 노동부 장관의 퇴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1일 노동위원회 탈퇴서를 공식 선언하고 60~70개에 이르는 정부 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고 선포한 상황이다. 양 노총이 노동위원회에서 탈퇴할 경우 위원회가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으로만 운영되는 파행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정부측은 노동계가 정치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없다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가 내세우는 투쟁의 명분은 김 장관의 일방주의식 노동행정과 노동계 비판 발언 등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연초부터 터져 나온 노조비리,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근간으로 한 비정규직법안 통과 등 노동계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세에 몰린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 중앙노동위원회의 보건의료노조 직권중재 등을 계기로 노동부 장관 퇴진과 노동관련 위원회 탈퇴라는 강경카드를 꺼냈다. 상호불신에서 비롯된 노정 갈등은 마치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내기라도 하는 듯 소모적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걱정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노동계는 노동현안을 둘러싼 노정대립의 원인을 '노동부 장관의 문제'로 축약하고 노동부 장관의 퇴진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김 장관의 노동정책은 청와대와의 교감하에 이뤄지고 있고 원칙을 절대로 깨지 않겠다는 참여정부의 기조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력화된 노조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선진 노사관계로 한 발짝도 못 나아간다는 것이다. 양대 노총이 노동위원회 등 정부산하 70여개 위원회에서 탈퇴할 경우 결국에는 노동계에 불리하게 정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노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노동계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에는 여론은 더욱 악화할 것이 분명하다. 노동계는 이런 현실을 알면서도 이번에 정부에 밀리면 미국이나 일본 노조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강경투쟁 카드를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칫 노정대립이 장기국면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 노동개혁팀장을 맡았던 박태주 한국노동교육원 교수는 "참여정부 들어 노정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노정 관계를 힘과 힘의 관계로 바라보면 안 된다" 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5/07/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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