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로는 업계 1위지만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SBI저축은행이 올해를 흑자 전환 원년으로 삼는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상징으로 일컬어져온 SBI가 흑자 궤도에 올라설 경우 업계 전반에 대한 신인도 또한 같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김종욱(사진) SBI저축은행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처음으로 120억원가량의 분기 흑자를 냈다"며 "여세를 몰아 저축은행 결산 시점인 올해 6월까지 영업력을 확대해 흑자 전환 원년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시절 부실의 여파로 2013년 회계년도(2013년 7월~2014년 6월) 기준 3,292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186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 때문에 일본 대주주인 SBI홀딩스는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증자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 6월로 흑자 전환한다면 SBI홀딩스가 현대스위스를 인수한 지 약 2년 3개월 만에 부실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나는 셈이다.
김 대표는 "현재 한 달에 소액대출 1,000억원, 기업대출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신규 대출을 유치하고 있다"며 "올해도 신규대출 규모와 포트폴리오를 지금처럼 유지해나가되 기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년 반 동안 무려 70%에 가까운 임원과 부서장들이 바뀌었다"며 "영업력 강화를 위해서는 일선 직원들의 의지와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 만큼 시무식 때 새로운 부서장들을 중심으로 직원 간 소통과 화합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화하고 있는 인터넷 은행에 대해서는 "관련법이 마련되는 대로 SBI홀딩스 본사와 협의 아래 인터넷 은행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지금도 인터넷 대출을 활발하게 받고 있기 때문에 (법이 만들어지면) 인터넷 예금 부문을 보완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의 모그룹 SBI홀딩스는 수신액 약 30조원의 인터넷은행 스미신 SBI네트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SBI저축은행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인터넷 은행화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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