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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옥토로

무한한 잠재력의 대륙, 잠든 공룡으로 흔히 묘사되는 중국이 21세기의 문턱에서 우리나라와 동반자가 되자는 약속을 다지고 있다. 중국이 두 나라 관계를 지금까지의 선린우호 관계에서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면서 그동안의 부분적 우호관계가 전분야의 교류협력 확대로 이어지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중국과의 본격적인 교류는 그 시장의 거대함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우리 비료산업의 앞날에도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비료공업협회에서는 두 나라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약속을 지켜보며 지금이 한국산 비료가 중국시장에 본격 상륙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산 비료는 중국의 「정부 단일창구 수입정책」에 따라 한꺼번에 엄청난 물량을 저가로 공급하는 미국·러시아 등과의 가격경쟁에서 고전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 비료수입 방식을 바꾸어 각 성(省)에서 그 지방 실정에 맞는 비료를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있다. 우리 비료업계로서는 성 단위를 공략함으로써 수출의 문을 넓혀갈 기회를 맞은 것이다. 우리나라와 기후·토양·농사기법이 비슷한 몇개의 성을 골라 시범농장 운영, 토양성분 정밀분석 등의 과학영농 기법을 동원하여 접근해갈 경우 품질면에서 우수한 한국산 비료는 물량을 앞세운 미국·러시아 등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원예·과수용 특수비료의 수출도 유망하다. 개방의 속도를 감안할 때 머지 않은 장래에 중국 농촌에도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재배하기 위한 대규모 농장들이 등장,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특수비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재배기술까지 수출하는 적극적인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풍부한 중국산 원료와 수준 높은 우리 기술을 접목한 중국 현지 비료공장 건설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사안이다. 이같은 한국 비료산업의 중국 진출 플랜은 중국 경제 시스템이 아직은 관(官) 주도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민관이 합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비료는 척박한 땅을 단시간 내에 옥토로 변형시키는 가시적 풍요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한국산 고품질 비료의 중국 진출은 이른바 민부국강을 위해 장벽을 허물고 있는 중국정부의 의도와도 상통한다. 우리의 비료가 광활한 대륙, 흙먼지 날리는 버려진 땅을 꿈의 녹색 천지, 생명의 창고로 바꿀 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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