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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도심의 한 삼계탕 전문점. 점심 시간 30분전부터 만석이다. 가게 입구에는 대기 줄도 길게 이어졌다. 초복을 하루 앞둔데다 무더위에 심신이 지친 직장인들이 보양식을 찾아 나선 까닭이다.
닭고기의 성수기는 삼복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여름이다. 삼복 중에서도 특히 초복이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초복·중복·말복 가운데 닭고기의 54%가 초복에 팔린다. 더위의 첫 관문인 만큼 중복이나 말복에 비해 보양식으로 닭을 챙겨 먹으려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유통·식품업계의 닭고기 판촉 행사도 초복에 집중된다. 롯데슈퍼는 16일부터 22일까지 15만 마리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한 명이 한번에 먹기 적당한 500~600g짜리 영계다. 가격은 한 마리에 3,300원 정도.
이마트는 초복을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당일 새벽에 도계해 그날 바로 매장에 진열하는 '새벽닭' 판매를 시작했다. 일반 판매용 닭은 보통 전날 도계한 후 그 다음날 매장에 진열되기 때문에 도계에서 판매까지 최소 20시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새벽닭은 유통에 걸리는 시간이 10시간 정도 단축돼 신선도가 높다. 새벽닭의 가격은 한 마리당 6,500원이다. 이마트는 또 닭고기 중량제 판매도 시작했다. 마리당 중량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홈플러스는 초복맞이 닭고기 '가격 파괴'를 외치고 나섰다. 초복인 18일 500g짜리 닭고기 한마리를 1,5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번 행사 가격은 전국 최저가로, 초복 행사 상품이라는 의미 외에도 기대에 못 미친 월드컵 특수로 어려움에 빠진 양계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친환경 식품 전문 유통기업인 올가홀푸드는 홈플러스와 반대로 오히려 고급 상품 전략으로 초복 닭고기 판매에 나선다. 무항생제에 동물복지 기준을 지킨 올가 냉동닭의 가격은 900g 기준으로 9,500원이다. 맞벌이 주부와 싱글족을 겨냥한 반조리 제품도 내놓았다. '무항생제 한방 삼계탕'으로 가격은 1만7,900원이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참진 토종닭 백숙용(1050g, 1만원대)'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토종닭은 활동량이 많아 지방이 적고 콜라겐 성분이 일반 육계보다 2배 이상 많아 쫄깃한 육질을 자랑한다. 하림은 또 지난 4월 한정수량으로 선보였던 '지리산 참진 홍삼토종닭 백숙용(1,050g, 가격미정)'도 다시 출시할 계획이다.
패스트푸드 업계도 초복맞이 대열에 합류했다. KFC는 오는 19일까지 오리지널 치킨과 핫크리스피 치킨 등 치킨 9조각에 스위트 칠리소스, 코카콜라 투명 아이스텀블러로 구성된 '치킨복버켓'을 판매한다. 행사 기간에는 증정품인 투명 아이스텀블러에 탄산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가격은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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