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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나침반] 실록과 계란
입력2001-10-22 00:00:00
수정
2001.10.22 00:00:00
/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조선시대 왕과 신하들의 행적과 정책의 득실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이 현재까지 전해지는데는 숱한 우연곡절이 있었다. 조선 전기에는 춘추관과 충주렝滑囹성주 등 4곳에 사고(史庫)가 있었는데 임진왜란으로 전주 사고를 제외한 모든 사고가 불에 타버렸다.
이후 전주 사고본 실록을 근거로 다시 4부씩 인쇄, 태백산 등 전국의 깊은 산중 4곳과 춘추관에 별도로 보관했는데, 그 가운데 두 본은 또 소실되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세본 뿐이다. 조선시대에 내란 중에 한 본이, 일제시대 때 동경제국대학으로 옮겨졌던 한 본이 관동대지진으로 소실됐다.
온갖 재난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그나마 무사히 전래될 수 있었던 것은 '분산 보관'이라는 조상들의 리스크 관리 덕분이 아닌가 싶은데 주식투자 격언 중에 '분산투자'를 강조하는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표현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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