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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조선코리아… 엔·저·암·초

일본, 중대형 벌커선 등 잇단 수주<br>상부구조물 설계 노하우 축적 등 국내업체 해양플랜트 역량 키워야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한국 조선산업이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업체들의 맹공에 시달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유니버설조선과 IHI마린유나이티드가 합병해 탄생한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는 올 들어 캄사르막스급 벌커 2척과 케이프사이즈급 벌커 6척 등 모두 11척의 중대형 벌커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일본 미쓰이조선은 최근 핸디막스급 벌커 1척, 오시마조선은 파나막스급 벌커 2척, 사세보중공업은 파나막스급 벌커 1척 및 캄사르막스급 벌커 2척을 각각 수주하는 등 벌커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또 일본 조선사들은 일본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급증에 따라 자국 선주들로부터 대규모 LNG 운반선 수주가 사실상 예약돼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간 달러선가는 3.7%, 원화선가는 5.8% 하락한 반면 엔화선가는 17.0%나 급등했다. 이는 일본 조선사들이 현재의 낮은 달러선가 수준에서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본은 LNG선과 중대형 컨테이너선ㆍ벌커ㆍ유조선 시장에서 국내 주요 조선업체의 경쟁상대"라며 "비록 지금은 상선 발주량이 많지 않아 영향이 적지만 상선 시장이 회복됐을 때 엔저로 무장한 일본 조선업체는 한국에 분명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업계의 맹공에 대해 해양플랜트 역량 강화로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상래 대한조선학회 회장은 "국내 해양플랜트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 기본설계 역량을 키우고 20%에 불과한 기자재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조선사들은 아직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국내 조선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동익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조선사들의 경우 우리나라 '빅3'와 달리 드릴십이나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부문에 충분한 기술력과 생산경험을 보유하지 못해 직접적인 위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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