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구직자들이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잘 찾지 않던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부 2금융사 가운데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두 배 넘게 뛰는 등 갑자기 늘어난 지원에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지난 17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수협은행은 30명 선발에 7,000여명이 몰려들어 최종 경쟁률이 234대1에 달해 지난 공채에 비해 경쟁률이 매우 높아졌다. 이번 직전에 공채를 했던 2013년도에는 38명 선발에 6,215명이 찾아와 경쟁률이 163대1 정도였다.
지난 10월 말 텔러를 포함한 11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경남은행 사원 모집에는 무려 4,023명이 몰려 3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는 총 105명 선발에 2,649명이 지원, 경쟁률 약 25대1 수준이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예상치 못하게 경쟁률이 많이 늘어 놀랐다"며 "취업 시장이 워낙 어려운 점도 있고 지방은행은 비교적 고용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인재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금융권의 경쟁률은 훨씬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현대카드와 캐피탈·라이프 등 현대차 계열 금융사의 경쟁률은 300대1로 1년 전 140대1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대기업 계열사임을 감안하더라도 1년 새 경쟁률이 두 배 이상 뛴 것은 흔치 않은 증가세다.
현재 대졸 신입 공채 모집을 진행 중인 SBI저축은행 서류접수도 50명 선발에 150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역시 2013년 12월에 실시한 대졸 공채 경쟁률 89대1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회사 내에는 시험 보는 인원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 다른 기업 건물의 한 층을 빌려 시험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KB캐피탈은 2012년 공채 당시 8명 선발에 58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73대1 정도였지만 올해는 100대1로 경쟁률이 치열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고 전국적인 규모의 대형 저축은행들이 생겨나면서 구직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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