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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예상보다 심각" … 우량 계열사 매각 할판

■ 마무리 된 저축銀 경영진단<br>대부분 BIS 5% 미안, 충당금 추가 적립 등<br>당국 압박에 전전긍긍, 추석 전후 결과 나올듯


계열사 몇 곳을 거느리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 A사는 최근 비상이 걸렸다. A사는 스스로의 재무 상황을 믿었고 실제로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에 비해 양호한 편이었다. 그래도 금융 당국의 서슬 퍼런 압박이 저축은행 전체에 몰아치고 있는 점을 감안, 금융업과 관계 없는 부대 회사의 지분을 파는 선에서 자구책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의 현장 경영진단이 끝날 즈음 상황은 돌변하고 말았다. 부대 회사는 물론이고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비교적 우량한 곳을 팔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A저축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현장 경영진단이 끝나면서 당국의 압박이 더욱 세졌고 결국 핵심 계열사 매각 방안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말을 끝으로 대형 및 일부 부실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했던 추가 경영진단을 끝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시작했던 저축은행 경영진단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개략적인 경영진단 결과는 다음달 추석을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영진단을 실시한 금감원의 분위기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을 비롯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구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추가 경영진단을 받은 저축은행의 한 임원은 “당국의 의지대로라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가 넘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당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지시가 있을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발신 전화에 ‘금감원발 전화번호’만 떠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B저축은행 경영전략 담당 임원)”는 사람들이 많다. 금감원이 경영진단 때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자산건전성을 분류해 부담이 큰데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할까 봐 고민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진단에서 담보가 대출보다 많아도 3개월 연체가 되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하도록 했다. 또 정상적으로 이자를 갚고 있더라도 매출액보다 대출이 많으면 요주의로 분류하도록 했다. 전에는 이런 여신은 정상으로 분류됐다. 업계의 관계자는 “금감원이 경영진단 때도 매우 보수적으로 검사를 했지만 최종적인 충당금 적립기준 등을 아직 정하지 않아 전개방향을 알 수 없다”며 “충당금을 얼마나 더 쌓으라고 할지 걱정이고 자신들의 BIS비율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이 부실 문제로 충당금을 많이 쌓게 되면 당기순손실을 내게 되고 이 경우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5% 미만이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일부에서는 당국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자구책이 예상하지 않은 부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저축은행의 자구 의지가 시늉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저축은행의 경우 위기 상황이 끝나면 자구 계획을 내놓았던 핵심 계열사를 다시 거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구계획이 재무 상황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면피용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쏟아지는 ‘허수 매물’ 때문에 정작 급한 저축은행들이 자구책으로 내놓은 매물을 소화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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