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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애틀에서 웬 코리안타임
입력1999-12-01 00:00:00
수정
1999.12.01 00:00:00
3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2월1일 새벽 3시) 시애틀 6번가에 자리잡은 뉴나이티드 에어라인 빌딩 11층 325호실 주시애틀 한국총영사관실.29일(한국시간 30일 새벽) 결성된 가칭 국제농업의원연맹 의원들이 이날 비공식정부기구(NGO)·농림수산단체장들과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우리나라측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30분께 우리측 WTO협상 의원사절단 대표인 김영진(金泳鎭)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장이 비를 맞으며 허겁지겁 회의실에 들어섰다.
약속시간 30분을 지각한 金위원장은 통역을 통해『죄송하다. NGO가 WTO개막행사장인 시애틀컨벤션센터를 차단해 연금된 상태에서 극적으로 도착했다』며 다른 나라 의원들에게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WTO 개막식 저지를 위한 NGO의 반대시위로 「총성없는 전쟁터」라고 불릴 정도로 긴장감이 도는 시애틀에서 늦을 수가 있다.
문제는 金위원장이 하루전날(29일) 국제농림위원장 기자회견 등을 포함한 이날 회의를 WTO 각료회의 개막식 시간인 30일 오전 10시로 결정했다는데 있다.
이날 회의를 꼭 WTO개막식 시간에 맞춰야했는지 묻고 싶다.
의원대표단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시애틀총영사관 회의실에서 정부대표단중 가장 바쁜 한덕수(韓悳洙)통상교섭본부장를 아침에 이어 또다시 불러 WTO에 관해 협의했다. 이날 조찬을 같이하면서 협의를 한 韓본부장을 다시 불러올린 것도 문제지만 이날 회의도 韓본부장과의 회의를 전후해 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또 이날 회의는 NGO대표와 농림수산단체장들이 포함됐을뿐 전날 개최한 회의내용과 거의 비슷한데 WTO개막식 시간에 맞춰 굳이 개최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높기때문이다.
또 29일 김영진위원장 주최로 열린 WTO대표단을 위한 국가조찬기도회 비용 등을 놓고 의원대표사절간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후문이 있어 뒷맛이 개운치않다.
시애틀에서 2박3일간 보여준 의원대표사절단의 활동이 여러모로 순기능이 많아 본국의 의원들과 차별은 되지만 의원들이 외국에서 코리아타임을 재현했다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시애틀=양정록 기자(정경부)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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