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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그룹 노조의 경우(사설)

노동법개정을 둘러싼 파업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그룹의 노사움직임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우그룹에는 민노총 산하 노조만 6개 사업장에 7개나 되는 등 전통적으로 강성노조가 포진해 있어 매년 극심한 노사분쟁을 겪어왔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사실상의 파업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물론 대우그룹 노조들은 파업찬반 투표에서 90% 이상이 찬성, 언제든 파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고 파업주도 세력이 연대감을 호소하며 파업동참을 자극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파업 첫날부터 사업장마다 70∼80%의 조업률을 보이는 등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한항공의 경영자가 최근 어려운 여건이지만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 노조측도 정상조업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관심을 끈다. 대우노조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그룹경영층은 그룹이 전개해온 세계경영에 대한 자신감이 근로자들에게 확산된 때문인 것 같다고 조심스레 분석하고 있다. 대우그룹이 또 세계경영의 일환으로 기능직 사원들을 대거 세계경영 현장으로 파견해 안목을 넓혀준 것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원인이야 어디 있든 근로자들이 기업의 입장과 파업의 실익을 냉철히 판단한 결과일 것이다.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은 자동차, 건설, 조선 등의 주력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려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던 터라 재계가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기업의 비전이 노사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선진국들은 우리나라와 같은 노사분규에서 졸업한지 오래다. 거기엔 파업으로 기업이 망하고 근로자 개개인이 실직의 고통을 겪고 난 뒤의 각성이 크게 작용했다. 이제 선진국들의 최대 관심사는 고용이다. 선진국마다 기업유치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상태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선진국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가 위기국면에 놓여 있음은 국민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일이다. 파업으로 고용기반을 약화시키는 일을 자초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정리해고 이전의 문제다. 근로자들은 산업현장에 복귀해 위기의 경제를 먼저 살리고 봐야 한다. 대우노조의 일련의 움직임이 과거 극심했던 노사분규의 폐해에 대한 노사쌍방의 각성에서 비롯된 것이기를 바라며 아울러 근로자들에게 비전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산업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임을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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