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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고가품은 날개, 지금은 세일매장만 북적
입력2004-06-08 17:33:30
수정
2004.06.08 17:33:30
백화점매출 분석결과… 고소득층도 지갑닫아
최근 실물경기가 IMF 때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과연 요즘 경기가 IMF때보다 나쁠까. 물론 거시경제 전체가 IMF때와 같은 위기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비시장에서 확인되는 체감경기는 IMF때 못지 않은 듯하다.
외환위기가 소비시장에 준 충격은 매우 강했지만 그 영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반면 요즘 불황은 서서히,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IMF 체제에서는 명품을 비롯해 크리스탈ㆍ도자기 등 고가품은 오히려 날개돋힌 듯 팔렸으나 최근에는 부자들까지 지갑을 닫는 바람에 저가품이 아니면 소비자들이 쳐다보지도 않을 만큼 내수불황의 정도가 심하다.
◇IMF때는 ‘V’자형 회복, 요즘 불황은 ‘L’자형 장기침체= IMF 쇼크가 소비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시점은 대략 97년 12월부터 98년 2월까지. 현대백화점의 경우 98년 2월 사상 처음으로 월간 매출이 7.2% 감소해 이른바 ‘IMF 불황터널’에 진입했다. 6월에는 무려 13%까지 떨어지는 등 매출이 매월 10%안팎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11월 매출이 11.8%로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매월 두자릿 수의 고속성장 가도를 질주했다. IMF충격은 불과 10개월만 극복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 롯데의 99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무려 25%나 늘어났다.
반면 요즘 소비불황은 전형적인 ‘L’자형 장기침체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2년 10월 매출이 11% 성장했으나 11월 들어 2.5% 감소한 이후 무려 19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세(신규점포 제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불황은 고소득층까지 지갑 닫아= 불황에 따른 소비패턴도 확연히 다르다. 환란 때는 명품 등 고가품은 잘 팔려 나갔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명품 매출은 다른 제품의 판매 부진에 아랑곳없이 98년 무려 11.2% 늘어났다. 고가품으로 분류되는 도자기와 크리스탈도 10%대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장난감(8%)과 아동의류(1%) 판매도 늘어 외환위기를 무색하게 했다. 반면 요즘의 내수침체형 불황기에는 고소득층까지 지갑을 닫았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명품 매출은 올들어 5월까지 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만 3% 늘어났으나 전점 기준으로는 0.8% 줄었고, 환란때 잘 팔렸던 장남감(-13%)과 아동의류(-5%)도 줄었다. 아웃도어만이 주5일제와 웰빙 열풍으로 유일하게 잘 팔리는 상품으로 꼽혔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이사는 “세일ㆍ기획 상품 매장만 북적댈 뿐 정상가 판매 매장은 소비자들이 아이쇼핑만 즐긴다”며 “하반기에도 소비심리가 풀리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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