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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신약 개발 기업역량 집중을

김정수 한국제약협회장

최근 우리사회에는 양 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 바람이 불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데 따른 물질적 풍요는 고령화 사회, 음식물 과다 섭취와 운동 부족에 의한 비만ㆍ고혈압ㆍ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은 웰빙라이프의 최대 적이 아닐 수 없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회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인스턴트 식품과 피폐했던 일상에서의 탈피,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추구하는 웰빙 열풍에 주 5일 근무제와 건강 중시 등이 겹쳐지며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소비 트랜드도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병이 나서가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의약품을 찾는 새로운 수요를 낳고 있다. 또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의약품시장에서 그나마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전개됨에 따라 삶의 질 관련 의약품의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의약품 소비가 늘어나는 40대 이상의 인구비중이 90년의 26.9%에서 2000년 35.2%로 급증했으며 2004년에는 40.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의 생존과 도태는 소비 트랜드를 제대로 짚어내고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제약업계는 생활밀착형 의약품 개발을 통해 이러한 생활패턴과 소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미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기능성음료시장을 비롯하여 상처치료제, 아토피 피부염 개선제, 금연보조제 등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또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고혈압ㆍ비만ㆍ당뇨병ㆍ골다공증ㆍ천식ㆍ발기부전ㆍ갱년기 치료제분야 신약개발 연구에 기업의 핵심역량을 집중하며 시장변화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중ㆍ노년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성인병 예방 및 치료제 분야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제약산업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제약산업은 인류의 미래를 주도할 첨단 산업기술 중 하나이자 삶의 가치와 질을 우선하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인생'을 이뤄줄 가장 필요한 기술 분야이다. 특히 신약개발 분야는 반도체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경쟁은 기술패권(테크노헤게모니)을 쥐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으로 바뀐 지 오래다.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첨단 생명공학기술과 이와 연계된 고부가가치의 지식창출 능력은 개별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혁신적 글로벌신약을 개발하여 다국적제약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없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초 및 장기 연구개발투자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부터 과학기술이 지속가능한 국가발전과 경제사회 진보의 원천으로 작용해 사회복지 및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천명했다. 정부가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구축하는데 있어 바이오 제약산업을 그 중심에 두고 선진국보다 열세에 놓인 R&D자금과 연구인력을 효율적으로 집중시킨다면 어느 산업보다 큰 투자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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