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째 접어든 임용택(사진) 신임 전북은행장은 "광주은행을 인수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조직을 무리하게 키울 생각은 없다"면서도 "은행이나 캐피털에서 채권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인수할 신용정보회사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행장은 1일 기자와 만나 규모 확장 대신 내실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용정보회사 인수 역시 새로운 업무영역 진출 성격보다는 기존 자회사의 업무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임 행장은 "지난 2010년 7조원이었던 전북은행 자산이 지금은 14조로 두 배 늘었다. 외형 확대는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이제는 수익률을 키워야 한다"며 "예대마진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데이터를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 부실률을 줄이는 것이 곧 수익을 올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북은행이 서울과 수도권에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릴 때 주변에서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전북은행은 리스크와 비용을 꼼꼼히 따져 모두 소규모·저비용 지점으로 만들었다"며 "지점을 무조건 2층에만 두고 근무자도 4명으로 제한한 점, 자체 자동현금입출금기(ATM)를 늘리기보다는 다른 은행 ATM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비용 효율화에서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이런 전략은 가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북은행은 새해 세종시와 대전시에 각각 지점을 열 계획이다.
임 행장은 "국내 수익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동남아 지역에서 내년 중 한 곳 정도 진출 가능성이 있다. 꼭 은행 형태가 아니라 캐피털과 마이크로파이낸싱 결합형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와 벤처캐피털사,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쳐 은행장이 된 임 행장은 한 번도 은행에서 일했던 적이 없는 기업금융 전문가다.
그는 "기업금융 전문가라는 점을 살려 그동안 전문 컨설팅을 받기 어려웠던 전북 지역 소규모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자산운용 방식 등을 상담해줄 생각"이라며 "벌써 해외 진출을 앞둔 기업과 엔화 운용에 고민이 많은 기업에 운용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최대 은행은 안되지만 강하고 딴딴한 은행을 만들어 후배들한테 잘 물려주자는 것, 이게 유일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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