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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리안 감독 ‘헐크’

불한당의 도전을 받고, 분노에 찬 운전수로부터 위험을 받고, 칼을 든 강도에게 폭행당하려고 할 때 자신을 방어하고 싶지만, 힘이 없어 늘 그자리에 무너진다. 그러나 그때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막강한 힘을 소유한 해결사가 나타나 악당을 해치운다.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안방극장을 즐겁게했던 `두 얼굴의 사나이`에서 위압적인 불사조의 힘을 갖고 있는 헐크를 보면서 통쾌함을 느꼈던 기분을 기억한다. 그 헐크가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녹색의 거인으로 스크린에 나타난다. 4일 UIP배급의 새영화 `헐크`가 그것. `와호장룡`으로 스타감독 반열에 오른 대만 출신의 리안(李安) 감독이 연출했다. 한 화면의 배경과 인물이 순차적으로 바뀌거나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하학적 무늬의 화면을 거쳐 다음 장면으로 이동하는 기법은 마치 만화책 다음장을 념겨볼 때처럼 묘한 기대감을 안겨준다. 이 영화의 호기심은 그동안의 기술적 진보에 힘입은 헐크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다. 그러나 헐크는 137분 러닝타임 가운데 40여분의 시간이 흐른뒤에나 등장한다. 녹색의 킹콩 같은 모습의 거구로 나타난 헐크의 모습은 체구의 비대함에도 불구하고 날렵하고 비행기같이 날아 이지역 저지역을 날아다닌다.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 초반의 팽팽한 긴장감을 그의 만화적인 모습으로 기대를 저버린다. 그러나 UIP는 “`두얼굴의 사나이`를 보았던 기성층에게는 TV시리즈처럼 보디 빌더를 대역으로 썼으면 더욱 현실감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있겠지만, 젊은층에게는 또다른 SF물을 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상처를 즉시 아물게 하는 비밀 연구를 수행하던 데이비드 배너(닉 놀테)는 군수뇌부에서 실험 중단 명령이 내려오자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몸에 변이유전자를 주입한다. 양부모 밑에서 자란 그의 아들 브루스 배너(에릭 바나)는 여자친구인 베티 로스(제니퍼 코넬리)와 함께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연구하다가 실수로 감마 방사선에에 피폭되고 만다. 치명적인 사고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오히려 몸 속에 든변이유전자가 괴력을 만들어낸다. 이제부터 화만 나면 골리앗으로 변해 보이는 것마다 때려부수는 헐크의 활약이시작된다. 데이비드 배너를 교도소에 수감했던 베티의 아버지 로스 장군(샘 엘리엇)은 군대를 동원해 그를 잡으려 나서고, 브루스의 라이벌인 글렌 탈봇(조시 루카스)은 거액의 돈벌이를 꿈꾸고 헐크의 세포조직을 떼어내려고 한다. <우현석기자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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