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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무역 강제구조조정] '워크아웃=경영권유지' 관행제동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목적은 채권단의 공동 보조로 회생 가능한 기업을 살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돼온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희생만을 강요할뿐 해당기업의 「팔을 짜르는」 고통은 요구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자회사 몇개 정리하는게 전부였다. 워크아웃이 「부실기업 연명수단」, 「제2의 부도유예협약」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도 때문.그러나 워크아웃 기업의 경영권을 뺏앗는 일은 간단치 않다. 모 시중은행의 워크아웃팀장은 「금경유착(金經 유착)」이란 말로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더러운」 연결고리를 지탄하기도 했다. 제일은행이 9일 동국무역에 대해 「강제 구조조정」이라는 극단적 구조조정 방법을 내놓은 것은 이런 기존의 관행에 쐐기를 박는 계기로 분석된다. 제일은행 등 채권단은 동국무역의 구조조정을 위해 오너(창업주)의 경영권은 물론 친인척에 의해 「농락 당해온」 하청업체를 일거에 절단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동국무역의 부실화 원인이 신화1세대 경영주의 부실경영과 신화친인척이 오너만 믿고 비생산적인 납품을 지속해온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국무역 오너의 친인척들은 350개에 이르는 하청업체중 상당부분을 독식하면서 비효율적 경영으로 모회사를 좀먹어왔다. 채권단은 차제에 이같은 행태를 단절시키고 외부 전문 경영인의 새로운 경영방식과, 친인척을 배제한 순수한 의미의 하청방식으로 기업을 조기에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반발도 적지 않았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경영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반발이 거셌지만, 밀어부쳤다』며 강제 구조조정 작업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동국무역에 무리한 워크아웃을 진행함으로써 불거져 나올 특혜시비를 잠재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는 『합병이 불가능한 회사를 무리하게 통합, 합병회사에 채권단의 지원을 이끄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때문에 합병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이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경영권박탈이라는 초강경조치를 취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조치는 무엇보다 앞으로 여타 워크아웃 기업의 행태에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워크아웃 기업 경영진에 대한 처리는 「조건부 경영권 포기」라는 헛구호에 매달려왔다. 기업 경영진이 경영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치 못할때에는 경영권을 뺐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채권단 어느 누구도 실현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워크아웃 작업을 거중 조정하는 기업구조조정위 관계자도 『부실기업의 오너에 대해서는 과감한 척결작업이 필요하다』고 누누히 강조하고 있는 터다. 앞으로 워크아웃이라는 제도가 경영권을 지키려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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