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억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 사태 이후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 마련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개인정보보안과 관련된 업체가 실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정보를 암호화하는 기술을 보유한 이니텍은 전 거래일보다 가격제한폭(14.92%)
까지 오른 4,8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신용평가(14.95%)와 유니셈(14.94%), 나이스디앤비(14.99%)도 줄지어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라온시큐어도 7% 넘게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이 급등한 것은 정부가 전날 인터넷 개인정보식별번호인 아이핀(I-PIN)을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신분확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법무부·안정행정부가 국회 국정조사를 앞둔 기관보고에서 개인정보보안을 강화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날 오른 종목 중 가장 대중화된 주민등록 확인 대체 수단인 아이핀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서울신용평가 한 곳 뿐이다. 나머지 기업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았다. 특히 나이스디앤비는 “우리는 신용정보조회회사로 주민등록번호 대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직접 나서 해명하기도 했다. 이니텍 관계자 역시 “지난 2006년 아이핀 관련 사업을 접었다”고 전했고 유니셈도 “모바일공인인증사업을 하고 있지만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사업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업체가 개인정보 보안 강화와 관련해 실제 수혜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성이 적은 기업의 주가는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정조사가 이뤄지며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다시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관련성이 적은 기업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아직 주민등록번호 대체 계획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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