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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감량경영과 파장(사설)

삼성그룹이 감량경영을 골자로 하는 「경영체질혁신방안」을 발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조직 30% 감축, 34개 한계사업 포기·임원급여 10% 삭감, 임원 및 차장 이상 간부 연봉제 실시, 직원 임금 총액동결 추진 등 그 어느것 할 것없이 모두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내용이다.삼성은 이 경영혁신방안에 대해 「21세기의 생존전략」이라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매사에 국내 1등주의를 표방해온 삼성이 이같은 생존전략을 세웠다는다는 점에서 장래 우리 경제의 불투명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제는 그룹들도 단순한 감량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그만큼 절박해졌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주요 그룹들의 감량경영은 단순한 인원줄이기가 아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경영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생산성도 높이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이다. 한라중공업이 전 임직원의 절반인 3천명을 올해말까지 감원키로 한 것도, 현대자동차가 임원을 30% 줄인데 이어 2000년까지 5천명을 감축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화그룹은 1천6백명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경영혁신방안도 같은 틀이다. 감원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조직 축소, 한계사업 정리는 곧 인력 감축과 연결된다. 간부사원들에 대한 연봉제 도입도 자연도태를 불러 올 수 있다. 상황이 이처럼 최악에 이르게 된 것은 1차적으로는 기업의 책임이다. 더 크게는 국가의 정책 잘못이다. 이제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신탁통치시대에 들어간다. IMF시대에는 초긴축과 더불어 기업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돼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삼성의 한계사업정리는 잘한 처사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가장 큰 병폐는 백화점식·문어발식 경영이다. 재벌은 해야 될 사업이 있고 해서는 안될 사업이 있다. 구미나 일본의 내로라 하는 기업치고 우리처럼 마구잡이식 경영을 하는 곳은 없다. 삼성의 이번 경영혁신방안은 쇼크다. 우리 재계의 1·2위를 다투는 정상의 기업으로서 아직도 경영이 탄탄하다는 점에서다. 삼성은 또 우리나라 수출의 16.5%(97년 예상)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같은 그룹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사실은 감량경영의 파고가 한층 거세게 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다른 그룹들의 반응도 주목거리다. 어쨌든 삼성의 경영혁신은 우리기업들에는 하나의 전기다. 위기가 닥치기 전에 대비하는 자세와 한계사업을 과감히 버리는 결단을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는 경쟁력있는 사업만 선정, 세계일류로 키워야 한다. 지금은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법이다. 이번에 착실히 바닥을 다져놓아야 앞으로 어떠한 위기가 닥쳐오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다. 위기뒤에는 항상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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