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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운용해 이자도 못갚는다
입력2000-10-25 00:00:00
수정
2000.10.25 00:00:00
우승호 기자
보험료 운용해 이자도 못갚는다
생보사, 주가·금리 떨어져 역마진 발생
보험권에 역마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주가가 600선을 밑돌고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8%대 중반, 국고채가 7%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도 6%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생보사들이 계약자들에게 약속한 예정이율은 7%대 안팎이어서 일부 회사는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은 이익으로 고객들의 이자도 못 갚는 역마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과거 고객들로부터 높은 확정 금리로 장기형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팔았던 대형사들은 금리가 더 낮아질수록 적자폭이 커질 것을 우려해 가입을 제한하거나 예정이율을 낮추고 변동금리형 상품을 만들어 파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1~12%대의 자산운용 수익율을 유지했던 생보사들은 올들어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가 하향 추세를 계속하면서 지난 4월 6.3%, 5월 7.6%, 6월 8.0%, 7월 7.3% 등 10%대를 밑돌다가 8~9월에는 6%대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확정금리형 보험상품의 이자율은 배당형이 6.5%, 무배당형이 7.5%다. 변동금리형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도 지난 1995년 이후 9.0% 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8%대로 진입한 후 지난해 5월에 7.1%로 더 낮아졌다.
이에 따라 돈이 몰리는 대형 생보사들은 역마진을 예방하기 위해 확정금리형 장기상품 판매를 중지하고 금리가 낮은 상품이나 변동금리형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7월 `기쁨 둘 행복 셋 연금보험'의 일시납 가입한도를 6억원에서 1억원으로 내린데 이어 최근 일시납 판매를 중단했다. 저금리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경우, 연 6.5%의 확정금리로 30년 동안 가입할 경우 역마진이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98년부터 변동금리형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지난 9월말 현재 개인보험 보험료 수입 11조원 중 81%에 해당하는 9조원 가량이 확정금리형 상품이다. 때문에 금리가 더 떨어지고 자산운용 수익률이 예정금리 밑으로 낮아질 경우 역마진으로 발생하는 손해가 막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한생명 등 다른 회사들도 확정금리형 상품보다는 금리연동형 무배당상품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중견 생보사들이 역마진으로 잇따라 파산한 것도 자극제가 됐다”며 “금리가 더 떨어져 역마진이 나며 큰 회사일수록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돼 최근 예정이율보다 금리가 낮은 상품을 개발하고 변동형 상품을 만드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7~8%대고 확정금리 상품은 예정이율이 6.5~7.5% 이기 때문에 채권에만 투자해도 아직은 역마진이 안 난다 ”며 “그러나 보험사들은 총자산의 15% 정도만 채권에 운용할 뿐 시장위험이 큰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 투자수익률에 따라 역마진이 심하게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입력시간 2000/10/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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