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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13/베트남합작 VINA­GSC(한국기업의21세기비전)

◎“베트남 기간통신망 확장계획 코리아 기술로”/광케이블사업 “진두지휘”/기술이전 적극화… 전화회선 「100명당 1.2대」 성과/내년 독사 등 진출채비… “고품질 저단가” 전략비상『베트남 기간통신망(Back Bone) 확장사업에 LG가 외국업체중 최초로 참여한데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베트남 우전공사(VNPT, The Post and Telecommunications Corporation of Vietnam)와 50대 50 합작으로 설립된 광 Cable(통신선) 생산업체인 VINA­GSC의 이영욱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VINA­GSC는 LG전선이 베트남에 세운 합작공장. 93년 6월 합작계약을 맺고 95년 1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보반 키에트수상이 93년 5월 방한해 LG그룹을 방문, 통신기술지원협정을 맺은 결과. 자본금은 미화 8백10만달러로 합작기간은 20년, 생산품은 광통신 케이블(LOOSE TUBE TYPE)이다. 대개 베트남은 외국기업과의 합작기간을 10년으로 잡고 있으나 VINA­GSC는 기간통신망 구축이라는 「국가사업」이라는 점과 LG그룹의 기술이전 의지를 베트남측이 높게 평가, 20년으로 결정됐다. 95년 1월 최초의 제품을 생산해 하노이시내 대우호텔앞에 10Km를 깔았고 그해 6월부터 품질인증 획득과 함께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이사장은 『광통신 케이블은 아직도 세계에서 10여개 국가만이 생산하는 첨단제품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를 제치고 베트남과 최초의 합작생산 계약을 맺은 것은 시장선점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LG가 이처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상호협력, 공동이익의 정신을 실천했기 때문. 이사장은 『사실 기술적인 면에서 본다면 광 케이블 분야에서 우리의 선생님 격인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다소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 업체보다 확실한 기술이전을 약속해 합작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진출초기에는 주로 섬유 등 노동집약적인 분야에 진출, 저임금에 기반한 이윤을 노렸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단기적이고 저임금만을 노린 진출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 이사장은 『베트남의 경제성장속도를 볼 때 빠르면 5년정도후가되면 저임금에 기반한 메리트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도 발전하고 우리도 발전하겠다는 상호협력, 공동이익의 정신이 아니면 더이상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아직도 저임금을 노린 한국기업들의 진출사례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계 기업에서 발생하는 쟁의행위가 바로 그것. 현지 언론에도 한국계 기업의 쟁의가 자주 보도돼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VINA­GSC는 상호협력, 기술이전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매년 베트남 직원 10여명씩을 한국으로 초청, 기술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기술진이 베트남을 방문, 현지연수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연수시킨 현지인력 규모가 5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룹차원에서도 해외사업의 원칙을 ▲상호신뢰 ▲공존공생 ▲최소 10∼20년의 장기사업관점에서 추진한다는 것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VINA­GSC의 경우 기술이전에 따른 로열티로 받지 않고 있다. 베트남의 투자환경 또한 이같은 상호신뢰, 공존공생, 공동이익의 원칙이 아니면 더이상 투자가 불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8천만명에 육박하는 인구, 한반도의 1.5배에 이르는 광대한 국토면적과 무궁무진한 천연자원, 인도차이나반도의 맹주로 이 지역내 태국, 캄보디아 등 타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의 정치·경제·지리적 환경 등이 선진국 거대기업의 진출을 쇄도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투자를 받아들이는 입장임에도 투자기업을 골라서, 보다 유리한 입장을 제시하는 업체만 받아 들이고 있다. 이사장은 광케이블 분야에서도 이같은 측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AT&T, 일본 NEC, 유럽의 알카텔, 에릭슨등 세계 유수의 거대통신기업들이 베트남에게는 엄청나게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며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에서 상호신뢰, 공존공생에 바탕한 경영이 아니고서는 더이상 베트남에서 버텨 나갈 수 없다는 것. 로열티를 받지 않고 기술이전 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원인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의 통신확장은 말 그대로 눈부시게 이뤄지고 있다. 93년 당시 총전화회선이 50만 회선으로 인구 1백명당 0.7대에 불과했으나 금년에는 1.2대로 거의 2배수준으로 높아졌다. 베트남은 이를 오는 2천년까지, 불과 4년밖에 남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5대로 높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구월남의 수도였던 호치민시나 현 수도인 하노이시에는 2000년까지 1백명당 20대까지 전화회선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베트남 우전공사는 또한 베트남과 중국, 라오스, 태국, 말레이지아, 싱가포르를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베트남 최초의 통신위성을 띄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VINA­-GSC는 바로 이같은 베트남 당국의 국가적인 통신망 확장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되게 된 것. 현재 7만5천F(fiber).Km의 생산능력을 보유, 설립초기의 4만3천F.Km에 비해 2배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키웠다. 생산제품은 전량 베트남 정부에 납품돼 베트남 기간통신망 확장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국가에 납품되는 제품인 만큼 민간기업과는 다를 수 있지만 여하튼 VINA­GSC 는 광 케이블 상용생산 1년6개월만인 금년에 약 4백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당기순이익 창출까지 예상하고 있다. 내년 매출목표는 6백만달러, 2005년까지는 1억달러의 매출액을 달성, 동남아 최고의 광통신 관련 종합회사로 발돋음하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어려움도 많다. 사회주의 사회인 만큼 아직 자본주의적인 이윤개념, 성과급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이사장은 『이들도 경제학을 공부한 만큼 이윤이라든가 이자라는 개념은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지식으로만 알고 있을 뿐 실제 공장운영이라든가 실생활에 적용하는데는 서투르다』고 말한다. 베트남의 독특한 사회주의적인 의사결정방식역시 애로사항이다. 베트남의 모든 기업에는 4개의 공식적인 조직이 있다. 회사의 공조직과 ▲노동조합 ▲공산당 조직 ▲공산당 청년동맹 조직이 바로 그것이다. 회사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들 조직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권위주의적인 의사결정방식이 이들에게는 수용되지 않고 「스스로의 결정」이라는 방식이 우선한다. 즉 각 조직이 어떤 문제이든 만장일치제로 결정한다. 무슨 문제가 있든 각 조직의 회의에서는 항상 모든 조직원이 발언하고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회의를 계속한다. 그러나 장점도 많다. 이사장은 『한번 결정된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한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며 『이같은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을 이해할 경우 오히려 회사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금년까지는 VINA­GSC가 광케이블 독점기업이었으나 내년부터는 베트남이 독일의 지멘스와 합작한 광케이블 생산기업이 제품생산을 시작한다. 이사장은 『비록 국가에 납품하는 제품이지만 경쟁이 시작됐다』며 『기술연수를 가속화해 제품의 질과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를 높이고 제품단가를 낮추는 방법외에는 길이 없다』고 각오를 새롭게 했다.<하노이=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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