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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주년] 재벌, 고부가체제 구축 과제로
입력1999-11-21 00:00:00
수정
1999.11.21 00:00:00
김형기 기자
IMF위기의 주범으로까지 몰린 재계는 중복 투자 방지 차원에서 자동차, 반도체, 철도차량, 항공, 석유화학 등의 빅딜(대규모 사업 교환)을 타의에 의해 진행시켜야 했다.또 생존차원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채비율 200%이하 조건을 충족시켜야 했으며 이 와중에 그룹 핵심 계열사마저 매각하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빅딜, 절반의 성공=재벌 빅딜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체질로 태어나기 위해 감수해야 했던 대표적인 산고(産苦)의 하나.
특히 사업 호전이 예상되는 반도체 빅딜을 놓고 현대와 LG가 펼쳤던 소모적인 힘겨루기나 외자유치의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유화빅딜 등은 빅딜의 당위성에 상당한 흠집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 철도차량, 항공등에서 빅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아직 자동차, 석유화학 등은 빅딜이 진행중이거나 사실상 포기상태지만 빅딜의 대표격인 반도체가 세계 시장의 호황으로 빅딜에 따른 불투명한 장래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넘길 여건을 갖추게 됐다.
빅딜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검증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업종 빅딜은 아직도 진행중이거나 사실상 포기상태.
쟤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빅딜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 확보됐다=IMF이후 30대 재벌은 특히 과도한 차입경영과 중복투자 등으로 우리나라를 외환위기에 몰리게 한 주범으로까지 지목되며 가혹한 개혁을 요구받았다.
특히 월스트리트 룰(WALLSTREET RULE)로 지칭되는 부채비율 200%이하 기준 충족은 지난 2년간 재벌들이 가장 곤혹스러웠던 부분이었다.
IMF직전까지 차입경영에 의존했던 재벌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예외없이 수천~수백배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떠안고 있었다.
특히 IMF체제 편입 직후 25~30%에 달하는 살인적인 고금리 구조가 이어지면서 상당수의 재벌들은 심지어 그룹의 핵심 사업마저 처분하면서 생존을 위한 재무개선 노력을 펼쳐야 했다.
최근 정부는 현대, 삼성, LG, SK 4대 그룹이 올 연말까지 현대, 삼성, LG, SK 4대그룹의 부채비율이 200%이하로 축소하는 계획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6대이하 계열기업군중 절반가량은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이하를 무난히 맞출 것이라고 밝혀 재무 개선을 위한 재계의 노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지나온 2년은 IMF체제 조기 졸업이라는 국가적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다가오는 21세기에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마련된 재무건전성과 산업 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재까지는 투명 경영, 수익 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며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때 21세기 한국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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