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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태양광 여신 요주의로 내려라"

업황 부진에 건전성 선제대응<br>산업은행에 2개사 재분류 지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던 태양광 산업의 부진이 계속되자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에 태양광 업체의 건전성 분류를 '요주의'로 하향 조정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독 당국이 태양광 업체의 여신 분류를 이렇게 보수적으로 책정함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이들 업체에 대한 여신을 옥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산업은행과 비공식적인 협의를 갖고 태양광 업체 두 곳의 기존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재분류할 것을 권고했다.

요주의 여신은 여신건전성 분류기준상 고정이하 여신 직전 단계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부실화할 수 있는 대출을 뜻한다. 은행은 연체가 없더라도 부실 징후가 있다고 판단되면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산은은 현재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케이에이엠(KAM)과 웨이퍼 기업인 넥솔론에 수백억원대 여신을 제공하고 있는데 모두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산은은 금감원의 권고에 대해 "두 기업 모두 대기업이 대주주로 있고 자금 동원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정상 여신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들 기업의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았고 업황 부진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신 건전성 분류를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KCC의 합작회사인 KAM은 지난해 2,2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는 1,937억원으로 대주주의 증자 없이는 자본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OCI 계열사인 넥솔론도 지난해 1,541억원의 순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산업이 침체돼 있고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면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여신 건전성을 보수적으로 재분류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이 같은 권고에 따라 은행들이 태양광 업종에 대한 신규 대출을 꺼리거나 기존 대출을 회수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자율적인 판단으로 '정상'으로 분류한 여신을 업황이 안 좋다는 이유로 '요주의'로 분류하면 해당 기업이 신규 대출이나 대출 만기 연장을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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